[사설] 신현송 첫 금통위서 금리인상 신호… 긴축 충격파 대비를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가 28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본관에서 열린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가 어제 기준금리를 연 2.50%로 동결하면서도 금리인상 사이클로 접어들었음을 사실상 공식화했다. 금통위는 이날 발표한 ‘통화정책방향’ 의결문에서 “물가상승 압력의 확대 정도와 경기개선 흐름, 금융안정 상황 등을 점검하면서 기준금리 인상 시기 등을 결정해나갈 것”이라며 긴축기조 전환을 분명히 했다. 취임 후 첫 통화정책방향 회의를 주재한 신현송 한은 총재도 “이번에 금리를 올리는 것도 그 당위성에 대해서는 충분히 설득력 있게 케이스를 만들 수 있었다”고 했다. 시장에선 다음 7월 금통위의 금리인상을 기정사실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연내 3회 인상 관측까지 나온다. 통화긴축 전환은 모든 경제 주체에게 무차별적 충격을 가한다. 리스크 관리에 비상등이 켜졌다.

 

최근 중동정세 불안으로 국제유가가 상승하고 글로벌 금리도 오름세를 보이면서 이미 우리나라 시장금리도 기업이 자금조달에 부담을 느끼는 수준에 다다랐다. 서민과 소상공인, 영세기업의 어려움은 더하다. 기준금리 인상 시기를 놓치지 않아야겠지만, 충격 대비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 유동성 확보를 위한 선제적인 대책을 세워놔야 나중에 재정비용을 줄일 수 있다.

 

2024년 하반기부터 본격화된 금리인하 기조에 힘입어 부동산과 주식 시장에 거대한 유동성이 공급됐다. 빚으로 자산을 불린 가계와 개인투자자도 적지 않았다. 지난 3월 말 가계신용(대출+결제 전 카드 사용금액) 잔액은 역대 최대인 1993조1000억원에 달했고, 증권사로부터 돈을 빌려 주식에 투자하는 신용거래융자 잔고 역시 역대 최고 수준이다.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주택구입), ‘빚투’(빚내서 주식투자)에 경고등이 켜졌다. 당국은 가계대출 총량관리를 강화하는 한편 일률적인 규제로 서민 등 실수요자가 제도권 금융 밖으로 밀려나는 일이 없도록 세심한 배려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신 총재는 “이번에는 물가를 보나 성장을 보나 환율을 보나 부동산을 보나 갈 길이 비교적 명확하다”며 “앞으로 기준금리를 인상함으로써 여러 요소를 일관성 있게 관리하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연착륙을 위한 정책 조합을 강조한 대목으로 해석된다. 오랜 저금리 기조에 익숙해진 경제 주체들이 긴축 국면에 대비하지 못하면 금융 불안이 현실화할 수 있다는 경고이기도 하다. 은행들은 그간 금리 인상기에 이자 장사로 부담을 떠넘기는 약탈적 금융행태를 보인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이 기회에 오명을 씻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