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호황·고유가에 물가 ‘들썩’… 금리 대응 예고

韓銀, 2026년 금리 인상 ‘매파적 신호’

반도체 중심 폭발적 수출 증가세
성장률 전망치 0.7%P 끌어올려
중동사태 조기해결 땐 성장 확대

6개월 후 금리 전망한 점도표에
연 3.0% 전망에 가장 많이 몰려
부동산·가계부채도 금리 건드려
7월 인상에 연내 2~3회 관측도

한국은행이 올해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2.6%로, 소비자 물가상승률 2.7%로 각각 올리면서 연내 금리 인상을 예고했다. 반도체 등 수출 실적이 성장률 전망을 0.7%포인트 밀어 올렸지만 예상치를 뛰어넘는 경기 호조와 고유가에 따른 물가 불안에 대응해 금리를 인상하겠다는 것이다. 신현송 총재가 취임 후 첫 금통위에서 ‘매파’(긴축적 통화정책 선호) 본색을 드러내면서 시장에서는 한은이 이르면 7월 금리 인상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28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본관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서 신현송 한은 총재가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이날 금통위는 기준금리를 연 2.50%로 8연속 동결했지만, 향후 금리인상 전환을 공식화했다. 사진공동취재단

◆올 성장률 2.6%… 반도체의 힘

한은이 28일 수정 경제전망을 통해 제시한 올해 성장률 전망치(2.6%)는 한국개발연구원(KDI·2.5%)보다 소폭 높고, 한국금융연구원(2.8%)보다는 낮다. 주요 투자은행(IB) 8곳의 지난달 말 평균 전망치는 2.4%다.



한은은 반도체 등 수출 확대가 성장률을 0.7%포인트 높이고, 수출로 벌어들인 돈에 기댄 정부 추가경정예산과 증시 호황이 각각 성장을 0.2%포인트, 0.1%포인트 올릴 것으로 분석했다.

호르무즈해협 통항이 점차 재개돼 4분기 중 60% 내외까지 완만하게 회복되는 것을 전제로 했다. 국제유가도 하반기에 95달러 수준으로 떨어진다고 가정했다. 이 경우 2분기 성장률은 전기 대비 0.2%(전년 동기 대비 3.0%), 3분기에는 에너지 수급 불균형에 따른 생산 차질로 0.0%, 4분기에는 에너지 공급망 정상화로 0.4%를 예상했다. 앞서 1분기 GDP는 1.7% 성장했다.

한은이 예상한 올해 경상수지 흑자는 2500억달러에 달한다. 이는 지난해 1231억달러보다 두 배 이상 뛴 수치다. 내년 흑자 규모도 1900억달러로 점쳤다.

신 총재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중동 사태가 조기에 해결되면 2.6%보다도 더 높게 성장이 나올 것”이라고 밝혔다.

◆조만간 기준금리 인상 ‘깜빡이’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이날 통화정책방향 결정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연 2.50%로 8연속 동결하면서도 ‘매파적 인상’ 신호를 냈다.

6개월 후 조건부 기준금리에 대해 금통위원 7명이 3개의 점으로 전망하는 점도표도 석 달 전과 비교해 위로 훌쩍 올라갔다. 연 3.0% 전망에 10개 점이 몰렸고 2.75%에 7개의 점이 찍혔다. 연 3.25%를 전망한 점도 2개였으며 현 2.50% 유지는 2개에 그쳤다.

신 총재는 현재 물가 상방 압력이 계속되는 점, 견조한 성장, 원화 약세와 다시 고개 드는 부동산·가계부채 문제 등이 모두 ‘기준금리 인상’을 가리키고 있다며 “(통상 거시지표들이 서로 다른 방향인 것과 달리) 이번에는 좀 예외로 갈 길이 비교적 명확하다”고 말했다. 인상 시기와 속도·금리 수준에 대해서는 “점도표를 보면 해답이 보일 것”이라고 밝혔다. 연내 인상과 최고 연 3.25% 인상도 가능하다는 의미다.

신 총재와 금통위원들의 메시지가 워낙 강도 높다 보니, 시장에서는 7월 기준금리 인상 관측이 나온다. 더 나아가 올해 안에 2∼3회 인상도 가능할 것으로 내다본다.

이번 회의에서는 7명 중 2명이 0.25%포인트 인상 의견을 냈다. 신 총재는 2명의 소수의견에 대해 ‘이견’이 아니라면서 “앞으로 (기준금리가) 갈 길이 뭐냐에 대해 금통위원들이 뜻과 인식을 같이했다”며 “다만 언제, 얼마나 빨리, 어디까지에 대해서는 전술적 차이는 있었다”고 전했다.

한은은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월 전망치보다 0.5%포인트 높은 2.7%로 내다봤다.

식료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물가 상승률은 2.4%로 전망했다. 이미 4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6%로 2024년 7월 이후 1년9개월 만에 최고를 기록했다. 4월 생산자물가 상승률도 2.5%로 외환위기인 1998년 2월(2.5%) 이후 최고였다. 윤용준 한은 물가동향팀장은 “하반기부터는 유가 충격이 석유류 제품 외 다른 품목으로도 파급되는 2차 충격이 나타나기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