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학습 사고 땐 변호사가 밀착 지원… ‘위축된 수학여행’ 다시 활기 찾나

교육부, 학교안전법 개정 추진

교사 중과실 없으면 사법 면책
법률상담·소송 국가 책임 운영
수습은 교육청 전담팀이 맡아
민원 발생 시 교육지원청서 대응
교원단체 “형사처벌 불안 여전”

수학여행 등 현장체험학습 중에 안전사고가 발생해도 교사에게 고의나 중과실이 없다면 민·형사상 책임을 지지 않게 된다. 사고 발생 초기부터 전담 변호사가 소송 전 과정을 지원하고, 과도한 행정 업무는 교육지원청에서 맡는다.

교육부는 28일 이러한 내용을 골자로 한 ‘현장체험학습 지원 방안’을 발표했다. 앞서 이재명 대통령이 4월말 현장체험학습 축소 문제 관련 대책을 강구하라고 지시한 후 교원단체 및 학부모 간담회 등을 통해 의견을 수렴해 마련한 방안이다. 안전사고 책임 부담으로 급격히 위축된 학교 현장체험학습이 다시 활기를 찾을지 주목된다.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에서 현장체험학습을 온 학생과 교사의 모습. 뉴스1

이번 대책의 최대 쟁점은 교사의 면책 범위였다.



기존 학교안전법은 교사가 ‘안전조치의무를 다한 경우’에만 면책되도록 규정해 기준이 모호하다는 지적이 많았다. 이에 교육부는 올해 하반기 국회를 통해 학교안전법 개정을 추진하기로 했다. ‘안전사고관리 지침을 현저하게 위반하는 수준의 고의 또는 중과실이 없는 한’ 교사의 민사상 책임과 업무상과실치사상죄(형법 제268조)를 포함한 형사책임까지 면제하겠다는 게 골자다. 경찰청도 법 개정 취지를 반영한 수사 지침을 곧 마련할 계획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기존에는 경과실이든 중과실이든 상관없이 안전조치 의무를 다하지 않으면 처벌받을 수 있었다”며 “개정을 통해 교사에게 현저한 고의나 중과실이 있을 경우에만 처벌할 수 있게 된다”고 설명했다.

소송 등 법률 지원 체계도 분산·사후 지원에서 ‘초기 밀착형’으로 강화된다.

안전사고 발생 시 교육청 전담팀이 즉각 사고 수습을 지원하고, 피해보상·심리치료 등 통합 사후 조치를 진행한다. 또 전담변호사를 통해 법률상담부터 소송대응까지 전 과정을 지원하는 등 국가책임 체계로 운영한다. 교원보호공제사업을 통해 소송 비용을 심급마다 지원하고, 배상책임 한도도 기존 2억원에서 2억2500만원까지 확대한다. 가장 큰 애로사항으로 꼽히는 민원 대응은 교육지원청 ‘학교민원대응팀’에서 맡는다.

교사 업무 경감 대책도 있다.

보조인력 배치 기준을 기존 ‘학생 50명당 1명’에서 ‘학급당 1명’으로 확대한다. 특히 교육지원청 체험학습 전담 인력을 기존 30명에서 200명으로 증원한다. 이들은 안전점검부터 차량임차, 보조인력 배치, 계약체결 등 행정업무를 지원하게 된다. 숙식·차량·프로그램 운영·안전관리까지 통합 책임지는 민간 패키지 상품을 확대하고, 창의교육넷을 ‘현장체험학습 통합지원 플랫폼’으로 고도화해 체험학습 관련 정보를 통합 제공한다.

교원단체들은 현장 적용 추이 등을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은 “여전히 교사들은 수사와 기소, 형사재판의 공포로부터 자유롭지 않다. ‘중과실 여부’ 판단이 판사 재량에 맡겨질 가능성이 있다”며 “안전사고 발생 시 업무상 과실치사상죄 적용 완전 배제와 국가소송책임제를 추진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올해 예정된 목포 현장체험학습 사건 2심 판결에서 이번 개정안 취지가 실질적으로 반영될지도 확인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교육부는 최선의 안을 도출했다는 입장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완전 면책은 수용하기 힘들다”며 “(교사란 이유로) 모든 경우에 대해 면책하는 건 국민 입장에서 수용하기 어려울 거라 본다”고 선을 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