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 지방선거 최대 격전지인 서울의 판세가 요동치고 있다. 선두를 달리던 더불어민주당 정원오 후보를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가 매섭게 추격하며 선거의 향방은 예측불허다.
보수세가 강한 강남·송파구와 정 후보가 3선 구청장을 지낸 성동구에서도 표심은 한쪽으로 뚜렷하게 기울지 않았다. 지난 27일 이들 지역에서 확인된 민심은 단순한 지역 구도로 갈리지 않았다. 오 후보의 시정 경험에 대한 안정론과 장기 재임에 따른 피로감, 정 후보의 구정 성과에 대한 기대감과 서울시정 운영 능력을 둘러싼 의구심이 동시에 나타났다. 여기에 정권 견제론과 국정 안정론까지 맞물리며 서울시장 선거를 바라보는 민심은 한층 복잡하게 출렁였다.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A 삼성역 철근 누락 사태와 관련해 실망감을 드러내거나 ‘오세훈 시정’에 피로감을 호소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방이동에 30년째 산다는 이모(59)씨는 “정 후보는 아직 잘 모르겠다”면서도 “오 후보가 GTX 철근 누락 사태에 대해 ‘시공사 과실’이라고 하는 것을 보고 너무 실망했다”고 밝혔다. 역삼동에서 만난 김모(38)씨는 “오 후보가 너무 오래 했다고 본다”며 “눈에 띄는 성과도 잘 모르겠어서 이번에는 정 후보를 찍으려 한다”고 말했다.
성동구에서는 정 후보의 구정 성과를 긍정적으로 보는 시각과 구청장 경험이 서울시장직 수행능력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를 따져봐야 한다는 신중론이 교차했다. 생활 행정에서 보여준 세밀함이 서울시정 운영 능력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기대감도 있었다. 성동구에서 40년 넘게 생활했다는 정모(66)씨는 “구청장 시절 제설작업부터 동네 어르신 돌봄까지 여러 가지를 세세하게 챙겼다”며 “시는 규모가 다르지만 그동안 해온 토대가 있으니 더 큰 살림도 잘하지 않겠느냐”고 강조했다. 40년 넘게 성동구에서 이발소를 운영했다는 70대 장모씨는 “정 후보가 보수·진보 가리지 않고 열심히 찾아다니는 등 대체로 평판이 좋다”면서도 “성동구 사람들은 구청장을 세 번 했던 후보이니 알겠지만 다른 구 사람들에게는 생소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오 후보가 네 차례 서울시장을 지내며 쌓은 시정 경험을 우선하는 시민도 있었다. 성동구에서 40년 넘게 거주한 오모(68)씨는 “구정 성과만으로 서울 전체를 맡기긴 쉽지 않다”며 “시정을 맡아본 후보에게 더 마음이 간다”고 했다. 성동구 재개발 지역에서 만난 김모(68)씨는 “정치인은 현장의 문제를 제대로 살펴야 한다”며 “잘했다는 평가만 볼 게 아니라 주민들이 문제라고 느끼는 부분도 들여다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서울 민심이 팽팽하게 갈리는 가운데 지난 26일 발생한 서대문구 서소문 고가차도 철거현장 붕괴 사고는 선거 막판 최대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정 후보와 오 후보는 28일 나란히 기자회견을 열고 ‘안전’을 시정의 최우선 순위로 삼겠다고 강조했다.
민주당은 GTX 철근 누락 사태, 서소문 고가차도 붕괴 사고 등을 계기로 현직시장인 오 후보의 ‘책임론’을 부각하는 모습이다. 정 후보는 이날 “시장 직속 생명안전위원회를 서울 안전 행정의 컨트롤타워로 세우겠다”며 안전 예방 예산을 3배로 늘리는 등의 ‘안전 공약’을 발표했다.
오 후보는 “스스로를 가혹하게 채찍질하며 현장의 작은 위험 신호 하나도 놓치지 않도록 틈새와 사각지대까지 더 집요하게 살피겠다”고 약속하면서도 ‘부동산 심판론’으로 맞불을 놨다. 오 후보는 “서울의 행정 단위는 한 나라의 축소판이다. 시민들께서 전월세 폭등을 비롯해 교통, 문화, 복지 등 여러 현안을 종합적·입체적으로 고려하실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