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부 “기억에 반하지 않아” 윤석열 위증 무죄…‘계엄문서 은폐’ 강의구 법정구속

윤석열 위증 무죄·강의구 사후 계엄선포문 징역 1년 6개월 법정 구속
윤석열 전 대통령. 연합뉴스

12·3 비상계엄 사태와 관련해 법정에 선 핵심 인사들의 1심 선고가 28일 엇갈렸다. 윤석열 전 대통령은 한덕수 전 국무총리의 내란 재판에서 허위 증언을 했다는 혐의를 벗었으나, 비상계엄 선포 문서의 절차적 하자를 사후에 숨기려 한 강의구 전 대통령실 부속실장은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됐다.

 

◆ 윤석열 위증 무죄…재판부 “허위 증언으로 보기 어려워”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 32부(류경진 부장판사)는 이날 위증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윤 전 대통령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앞서 조은석 내란특별검사팀은 징역 2년을 구형한 바 있다.

 

윤 전 대통령은 지난해 11월 한 전 총리의 내란 혐의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허위 증언을 한 혐의를 받았다. 비상계엄 선포 당일 한 전 총리가 건의하기 전부터 이미 국무회의를 계획해 놓고도 그렇지 않은 것처럼 진술했다는 것이 특검팀의 시각이었다.

 

하지만 재판부의 판단은 달랐다. 재판부는 “(윤 전 대통령은) 한 전 총리의 건의와 상관없이 처음부터 국무위원들을 소집할 계획을 가졌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면서도 “윤 전 대통령의 법정 진술이 기억에 반한다고 보기 어렵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당시 재판에서 윤 전 대통령은 “한 전 총리가 ‘합법적 외관을 갖추기 위해 국무회의를 소집하자’고 건의했느냐”는 특검팀 질의에 “국무위원들이 외관을 갖추려고 온 인형도 아니고, 너무 의사가 반영된 질문 아니냐”라고 반발한 바 있다.

 

선고 직후 윤 전 대통령 변호인단은 “당연한 판결을 혹시나 객관적 증거에 반하는 판결이 나올까 봐 마음을 졸이며 기다려야 하는 현실이 너무나 개탄스럽다”며 “무죄를 선고해 준 재판부의 용기에 감사를 표한다”고 밝혔다.

 

이어 특검의 항소 가능성에 대해서도 “변동될 수 있는 객관적인 사정들이 많은데 특검 항소가 과연 의미가 있을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반면 일격을 당한 특검팀은 “무죄를 예상하지 못했다”며 “판결문을 받아보고 항소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강의구 전 대통령실 부속실장. 뉴스1

◆ ‘계엄문서 조작’ 강의구 징역 1년 6개월…“고위 공무원이 하자 은폐”

 

같은 날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 30부(박옥희 부장판사)는 허위공문서 작성 및 행사 등 혐의로 기소된 강의구 전 대통령실 부속실장에게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하고 도주 우려를 이유로 법정 구속했다. 내란특검팀의 구형량은 징역 5년이었다.

 

강 전 실장은 비상계엄 선포 사흘 뒤인 2024년 12월 6일, 계엄 선포문 표지를 새로 작성해 윤 전 대통령과 한 전 총리,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의 부서(서명)를 받아 보관하다 폐기한 혐의를 받는다.

 

재판부는 강 전 실장이 사전에 부서한 문서에 의해 적법하게 비상계엄이 이뤄진 것처럼 꾸미려 했다는 특검팀의 주장을 유죄로 인정했다.

 

재판부는 “대통령을 지근거리에서 보좌하는 고위 공무원임에도, 비상계엄이 대통령 서명과 국무위원 부서가 담긴 문서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하자를 인지한 후 이를 은폐하기 위해 당초 배포된 선포문에 없던 표지를 새로 작성했다”며 죄책이 무겁다고 지적했다.

 

다만 허위작성공문서 행사 혐의에 대해서는 무죄가 나왔다. 재판부는 “문서를 책상 서랍에 보관하다 파기한 행위만으론 문서에 관한 공공의 신용을 해했다고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또한 범행 사실관계를 대체로 인정하고 개인적 이익을 위해 범행하지 않은 점은 유리한 양형 사유로 참작됐다.

 

한편 윤 전 대통령이 위증 혐의에서는 벗어났지만, 핵심인 내란 주요 혐의 재판은 현재 별도로 진행 중이어서 향후 파장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