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코스피 8000’ 시대를 달성하며 역대 최고의 국내 증시 호조세에 따라 국민연금의 국내주식 보유 비중을 기존 14.9%에서 20.8%로 확대한다. 비중을 초과하면 기계적 매도에 나서는 ‘리밸런싱’은 일일 최대 규모를 축소해 시장 충격을 완화한다.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는 28일 제5차 회의를 열고 이런 내용의 ‘2027∼2031년 중기 자산배분 계획’을 심의∙의결했다.
기금위는 지난해 말부터 이어진 코스피 상승세로 올해 1월 국내주식 목표 비중을 14.9%로 0.5%포인트 높였다. 그러나 이후에도 코스피의 급등세가 멈출 줄 모르면서 2월 말 기준 국내주식 비중은 24.5%를 기록하며 이미 전략적 자산배분(SAA) 허용범위의 최대치(19.9%)를 훌쩍 넘어섰다.
이에 기금위는 시장 상황과 수익성∙안정성 등 기금운용원칙, 기금의 금융시장 영향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국민연금의 국내주식 보유 비중을 20.8%까지 늘려 현실화하기로 결정했다. 기금위는 “상법 개정 등에 따른 국내주식 시장의 구조적인 변화 가능성과 국내주식 실제 비중 확대 상황을 고려해 기금의 장기 수익성과 안정성을 높이고 리밸런싱에 따른 시장 영향을 완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내주식 목표비중이 20.8%로 상향됨에 따라 다른 자산군 목표비중도 동시에 조정된다. 해외주식 34.7%, 국내채권 23.1%, 해외채권 7.4%, 대체투자 14.0% 등이다. 새 목표비중은 올해 1월 결정한 리밸런싱 유예가 끝나는 6월 말부터 적용된다.
기금위는 또 변동성이 큰 국내주식 시장 상황에 대응하기 위해 SAA 허용범위를 한시적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시장 영향을 완화하면서 안정적으로 기금 수익을 제고할 수 있도록 일일 최대 리밸런싱 규모를 축소하는 등 리밸런싱 규칙도 개선했다. 다만 기금운용 업무 수행과 시장 안정에 미칠 영향을 고려해 SAA 허용 범위는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 기금위는 시장 상황을 살펴보며 올해 말 SAA허용범위를 재점검할 계획이다.
정은경 복지부 장관은 “이번 중기자산배분은 최근 시장 여건 변화에 대응해 국민연금 기금의 장기 수익성과 안정성을 제고하면서도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함께 고려한 결정이다”며 “기금의 안정적 운용은 국민의 소중한 노후자금을 지키고 장기 재정 안정성을 뒷받침하는 핵심 과제인 만큼 앞으로도 시장 상황을 면밀히 점검하면서 원칙과 유연성이 조화되는 기금운용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