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선 한국서 받은 도움, 희망으로 돌려주고 싶어요”…근정포장 받은 베트남 출신 공무원 부티하우

“처음 한국에 왔을 때 누군가의 도움이 정말 큰 힘이 됐어요. 이제는 제가 이민자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주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전북도 여성가족과에서 다문화가족 정책과 지역사회 통합 업무를 맡고 있는 부티하우(VU THI HAO·42·여) 주무관은 28일 정부포상 수상 소감을 묻자 이렇게 말했다. 베트남 출신 이주여성인 그는 여성가족부가 최근 주관한 ‘2026 가정의 달 기념 가족정책 유공 정부포상’에서 근정포장을 수상하며 전북도 공직사회 대표 다문화 정책 실무자로 인정받았다. 그는 28일 전북도 소통의 날에서 수훈했다.

 

‘2026 가정의 달 기념 가족정책 유공 정부포상’에서 근정포장을 수훈한 전북도 여성가족과 부티하우(VU THI HAO·42·오른쪽) 주무관이 28일 전북도 소통의 날에서 노홍석 행정부지사로부터 표창증을 전달 받으며 기념 촬영하고 있다. 전북도 제공

2006년 한국의 한 사립대학 직원인 남편과 결혼해 한국 생활을 시작한 부 주무관은 낯선 언어와 문화, 제도 속에서 쉽지 않은 시간을 보냈다. 이후 2015년 전북도 공무원으로 임용돼 다문화 정책 현장 최일선에서 활동해왔다.

 

그는 “공직에 들어와서도 법과 행정 규정, 민원 업무가 익숙하지 않아 부담이 컸다”며 “하지만 선후배 공직자들이 가족처럼 따뜻하게 도와줘 잘 적응할 수 있었다. 이번 수상 역시 혼자가 아니라 함께 일한 동료들 덕분”이라고 말했다.

 

부티하우 주무관은 지난 10년여 동안 다문화가족과 외국인 주민들의 안정적인 정착을 돕는 다양한 정책을 직접 발굴하고 추진해왔다. 대표적으로 결혼이민자 국적 취득 지원 사업과 ‘365언니 멘토단’ 운영을 통해 2023년부터 올해까지 720명의 결혼이민자와 외국인 주민의 정착을 지원했다. 또 국적 취득 비용 지원 사업을 통해 622명이 도움을 받았고, 귀화 면접을 준비할 수 있는 모바일 교재 ‘전북국적+’ 개발에도 참여했다.

 

지난해 9일 전북여성가족재단에서 열린 전북도 ‘결혼이민자 365 언니 멘토단 우수 사례 발표회’에서 수상자들이 멘토단과 함께 기념 촬영하고 있다. 전북도 제공

특히 전주·익산 다문화이주민플러스센터 운영은 그의 대표적인 성과로 꼽힌다. 체류관리와 고용상담, 생활정보 제공, 한국어교육, 통번역 서비스를 한곳에서 제공하는 이 센터는 베트남·중국·태국·네팔 등 6개국 통번역사를 배치해 외국인 주민들의 행정 접근성을 크게 높였다. 연평균 이용 건수만 3만 건에 달할 정도로 현장 체감도가 높은 사업으로 자리 잡았다.

 

그는 단순한 행정 지원에 머물지 않고 현장에서 직접 이주민들의 어려움을 듣고 정책에 반영하는 데 집중해왔다. 언어 장벽과 정보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는 사례를 접할 때마다 생활밀착형 지원 정책 필요성을 절감했다고 한다.

 

전북도소방본부가 119 통역 서비스 품질 향상과 협력체계 구축을 위해 지난 8일 개최한 119 통역 봉사단 소통 간담회에 참석한 14개국 통역 봉사단원들이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전북도소방본부 제공

부티하우 무주관은 “이주민들이 가장 힘들어하는 건 정보 부족과 외로움”이라며 “처음 한국에 왔을 때의 막막했던 경험이 있기 때문에 조금이라도 현실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정책을 만들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다문화가족 인식 개선 사업에도 적극 나섰다. 다문화가족 방송 프로그램 ‘다정다감’ 제작 지원을 통해 결혼이민자와 외국인 주민들의 삶과 이야기를 지역사회에 알렸고, 세계인의 날 다문화어울림축제 개최와 다문화 소식지 ‘사람들’ 발간 사업도 꾸준히 추진했다. 특히 ‘다정다감’은 2019년 첫 방송 이후 현재까지 310회 이상 제작·방영되며 다문화 사회에 대한 인식 개선 창구 역할을 해왔다는 평가를 받는다.

 

전북도 여성가족과에서 다문화가족 정책과 지역사회 통합 업무를 맡고 있는 부티하우(VU THI HAO·42) 주무관.

그는 국제교류 분야에서도 가교 역할을 해왔다. 전북도와 베트남 닥락성(2017년), 까마우성(2019년) 간 우호협력 협약 과정에서 통역과 실무 지원을 맡아 양 지역 교류 확대에 힘을 보탰다.

 

동료들 사이에서는 “이주민의 시선과 행정 경험을 함께 가진 현장형 공무원”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실제 민원 현장에서는 베트남어 통역과 상담까지 직접 맡으며 이주민들의 어려움을 세심히 챙겨온 것으로 알려졌다.

 

부티하우 주무관은 “다문화가족과 외국인 주민들이 지역사회 구성원으로 당당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돕는 것이 가장 큰 보람”이라며 “앞으로도 현장에서 더 많이 듣고, 이민자들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정책을 만드는 데 앞장설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