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끌 빚투’ 이 정도였나…코스피 ‘광풍’에 신용잔고 37조원 돌파

코스피가 8000선을 넘나드는 강세장을 이어가면서 개인투자자들의 이른바 ‘빚투’(빚내서 투자)가 다시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증권사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사상 처음으로 37조원을 돌파했고, 증시 대기자금으로 불리는 투자자예탁금도 130조원을 넘어섰다.

 

코스피는 전 거래일(8185.29)보다 290.86포인트(3.55%) 오른 8476.15에 마감한 29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지수가 표시돼 있다. 뉴시스

30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28일 기준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37조687억원으로 집계됐다. 전 거래일보다 약 3700억원 증가한 것으로 신용잔고가 37조원대를 기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신용거래융자는 투자자가 증권사로부터 자금을 빌려 주식에 투자한 뒤 아직 상환하지 않은 금액으로, 대표적인 '빚투' 지표로 꼽힌다. 지난달 말 35조7130억원이었던 신용잔고는 한 달 새 1조3000억원 이상 늘었다.

 

시장별로는 유가증권시장의 신용잔고가 27조1840억원으로 사상 처음 27조원을 넘어섰다. 코스닥 시장 신용잔고도 9조8846억원으로 전날보다 소폭 증가했다. 다만 지난 8일 기록한 연중 최고치인 11조73억원과 비교하면 1조원 이상 감소한 수준이다.

 

최근 코스피가 단기간에 8000선을 돌파하는 등 급등세를 보이자 추가 상승을 기대한 개인투자자들의 자금이 대거 유입된 것으로 풀이된다.

 

증시 대기자금도 빠르게 늘고 있다. 투자자예탁금은 131조1318억원으로 집계돼 지난 18일 이후 7거래일 만에 다시 130조원을 넘어섰다. 최근 3거래일 동안에만 약 10조원이 증가했다.

 

다만 지난 12일 투자자예탁금이 137조원까지 치솟았던 것은 산업 특화 인공지능(AI) 기업 마키나락스의 일반 공모주 청약 과정에서 약 14조원의 자금이 몰린 영향이 컸던 것으로 분석된다.

 

반면 단기 차입 투자에 따른 반대매매 부담은 완화되는 모습이다. 개인투자자가 증권사 자금을 이틀간 빌려 투자하는 미수거래 관련 반대매매 금액은 지난 28일 78억원으로 집계됐다. 코스피가 급락했던 지난 20일 기록한 1458억원과 비교하면 크게 감소한 수치다.

 

미수금 대비 반대매매 비율도 같은 기간 7.6%에서 0.7%로 낮아졌다. 이는 최근 증시 상승으로 투자자들의 강제 청산 부담이 줄어든 결과로 해석된다.

 

한편 공매도 선행지표로 여겨지는 대차거래도 활발한 모습을 보였다. 대차거래는 기관투자자 등이 보유한 주식을 다른 투자자에게 빌려주는 거래로, 공매도를 위한 주식 확보 수단으로 활용된다.

 

공매도는 주식을 빌려 먼저 매도한 뒤 주가가 하락하면 낮은 가격에 다시 사들여 상환하는 투자 방식이다. 최근 대차거래 증가세는 급등한 증시의 조정을 예상하는 투자자들의 움직임이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최근 1주일간 대차거래 체결량이 가장 많았던 종목은 삼성전자로 1035만주가 거래됐다. 이어 카카오뱅크(629만주), 삼성중공업(538만주) 순으로 집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