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종전 MOU 퇴짜… 이란엔 ‘더 센 수정안’ 다시 전달

합의 막판 진통 계속

NYT “트럼프, 일부 조항에 우려”
이란 자금동결 해제 문제 삼은 듯

양국 호르무즈 놓고 신경전 가열
美, 통항료·이란 통제 불허 고수
이란 향했던 배에 미사일 공격도

종전을 위한 미국과 이란의 양해각서(MOU) 도출이 진통을 겪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마라톤 회의 끝에 테이블에 오른 MOU를 불승인했고, 합의 조건을 강화해 이란에 다시 제시했다. 이란도 물러서지 않고 있다. 종전 협상이 지지부진한 가운데, 이란과 미국의 호르무즈해협의 주도권을 둘러싼 긴장이 이어지면서 국지전도 지속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AFP연합뉴스

30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는 당국자 3명의 발언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 전쟁 종전을 위한 잠재적 합의안의 조건을 강화했으며, 재검토를 위해 이란 측에 수정 합의안을 보냈다고 보도했다.

 

수정된 합의안에 어떤 변경이 있었는지는 밝혀지지 않았으나, NYT는 트럼프 대통령이 당초 합의안에서 이란에 대한 자금 동결 해제 조항에 대해 우려를 표명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이 핵을 포기하는 대가로 국제사회가 일부 경제 제재를 해제하는 이란 핵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를 강하게 비판하면서 2018년 탈퇴한 바 있다. 이번 종전안에도 이와 비슷한 조항이 포함된 데 대해 문제 삼은 것 아니냐는 분석이다. NYT는 당국자를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더욱 강경한 새 제안을 내놓은 것은 모즈타바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가 기존 제안을 신속히 수용하도록 압박하려는 의도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백악관 상황실에서 고위 참모들과 이란과의 종전 협상안을 확정 짓기 위해 2시간 넘게 회의를 진행했지만 결론을 내지 못하고 아무 발표 없이 회의장을 떠났다. 협상안에는 이란이 호르무즈해협 봉쇄를 해제하는 대가로 미국과 이스라엘의 대이란 군사작전을 사실상 종료하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이에 대해 이란 측 종전 협상 대표인 모하마드 바게드 갈리바프 이란 의회 의장은 “우리는 이란 국민의 권리가 지켜진다고 확신할 때까지 그 어떤 합의도 승인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란은 자국의 평화적 핵 이용 권리 보장, 비핵화 조치에 상응하는 제재 해제 약속 등을 받아내야 비핵화 약속도 할 수 있다는 입장으로 알려졌다.

 

호르무즈해협을 둘러싼 미국과 이란 간의 주도권 쟁탈전은 계속되고 있다. 이날 알자지라에 따르면 이란군 작전사령부는 성명을 통해 “해협의 관리는 이란 군대가 전적인 권한을 가지고 수행한다”며 “모든 선박은 지정된 항로를 통해서만 운항해야 하며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 해군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사령부는 “규정을 위반할 경우 선박 운항의 안전이 심각하게 위협받을 것”이라며 “해상 관리 또는 선박 운항을 방해하려는 어떤 시도든 보복을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미국은 이란의 호르무즈해협 통제를 용납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전날 미 재무부는 해협 통항을 목적으로 이란과 합의하는 행위 일체를 금지한다고 성명을 통해 밝혔다. 통항료를 지급하지 않더라도 이란 측과 통항 보증 등에 합의하는 미국인은 제재 대상에 오를 수 있다는 것이다. 앞서 미 재무부는 이란 정부가 해협 통항 관리를 명분으로 이달 초 설립한 페르시아만해협청(PGSA)을 제재 대상으로 지정한 바 있다.

 

피트 헤그세스 미 국방부 장관은 이날 싱가포르에서 열린 아시아안보회의(샹그릴라 대화)를 마친 뒤 기자회견에서 “호르무즈해협은 전 세계가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통항료 없는 해협이 될 것”이라며 “(해협은) 원래 그래야 하는 모습”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우리는 필요할 경우 (이란에) 다시 개입할 수 있도록 태세를 유지하고 준비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호르무즈해협에서의 포성은 이어지고 있다. 이날 미군은 이란 항구를 향해 항해하려던 감비아 국적의 한 상선에 미사일을 발사했다고 미 중부사령부가 밝혔다. 인명피해 여부는 공개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