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방울그룹 대북송금 사건 수사 과정에서 피의자 회유 의혹 등이 제기돼 법무부가 징계 절차를 밟고 있는 박상용(사진) 인천지검 부부장검사가 법무부의 사실상 ‘무기한 직무정지’가 위법한 처분이라며 철회를 공개적으로 요구했다.
31일 법조계에 따르면 박 검사는 법무부로부터 직무정지 연장 공문을 접수한 당일인 29일 국민신문고를 통해 이 같은 처분이 부당하다는 청원서를 제출했다. 박 검사는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글을 올려 “법무부 장관이 징계위원회의 판단도 없이 자의적으로 직무정지를 무기한 할 수 있느냐”며 “직권남용”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장관이 징계 절차를 공정하게 하지 않고 정치적 유불리에 따라 한다면 그것이야말로 정치적 중립성 위반”이라고도 지적했다.
아울러 박 검사는 “징계도 없이 무제한·무기한으로 검사의 직무를 정지시키는 것이 우리 법체계에서 가능한지 의문”이라며 “국민의 기본권 보호와 직결된 검사의 수사권이 법적 근거가 불분명한 행정처분으로 제한되는 것은 법치주의의 근간을 흔드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법무부는 대북송금 사건 수사 과정에서의 직무상 의무 위반과 수사 공정성에 의심이 가는 언행 등의 사유로 감찰을 받던 박 검사에 대해 지난 4월6일부로 직무를 정지했다.
검사징계법 8조엔 검찰총장이 해임, 면직 또는 정직 사유에 해당한다고 인정되는 사유로 조사 중인 검사에 대해 징계 청구가 예상되고, 그 검사가 직무집행을 계속하는 것이 현저히 부적절하다고 인정되는 경우 법무부 장관에게 그 검사의 직무집행을 정지하도록 명해달라고 요청할 수 있다고 규정돼 있다. 구자현 검찰총장 직무대행(대검찰청 차장검사)은 이에 따라 박 검사의 직무집행을 정지해줄 것을 정성호 장관에게 요청했다.
대검은 박 검사가 변호인을 통해 자백을 요구하고 외부 음식물을 제공했다며 12일 법무부에 정직 2개월 징계를 청구했다. 법무부는 아직 징계위를 구성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인천지검도 박 검사가 지난 4월 국회 국정조사 특별위원회에 나와 증인선서를 거부하고, 국민의힘이 주최한 토론회에 참석해 정치 중립 의무를 위반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별도 감찰을 진행 중이다.
애초 박 검사에 대한 직무정지는 2개월째인 6월 초까지지만, 법무부가 최근 ‘별도 발령 시까지 그 기간을 연장한다’고 박 검사에게 통보하면서 정직 2개월보다 더 높은 수위의 중징계를 염두에 둔 조치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법무부는 박 검사에 대한 징계 절차가 진행 중인 만큼 결론이 나올 때까지 직무를 정지한다는 것이라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법무부 관계자는 “‘무기한’이란 표현은 적절치 않다”며 “이번 조치가 이례적인 게 결코 아니다”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