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무능력 저조로 해고하며 통보서엔 ‘경영상 이유’… 법원 “부당해고”

실제로는 업무능력 부족을 이유로 해고하면서 당사자에게 경영상 이유라고만 알렸다면 부당한 해고라는 판결이 나왔다.

 

1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13부(재판장 진현섭)는 병원 운영자 A씨가 중앙노동위원회 위원장을 상대로 낸 부당해고 구제 재심판정 취소 소송에서 최근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

1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13부(재판장 진현섭)는 병원 운영자 A씨가 중앙노동위원회 위원장을 상대로 낸 부당해고 구제 재심판정 취소 소송에서 최근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 연합뉴스

A씨는 자신의 병원에 내과 진료과장 B씨를 채용했다가 2024년 7월 그에게 계약 종결 통보서를 전달했다. 이 문서의 사유란에는 경영상의 이유라고 적혔다. B씨는 그해 11월 지방노동위원회(지노위)에 부당해고를 당했다며 구제 신청을 했다. 

 

작년 1월 지노위는 “근로기준법상 경영상 이유에 의한 해고 요건을 갖추지 않아 정당한 해고 사유가 존재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A씨는 실제로 B씨의 업무능력 부족을 이유로 해고했음에도 경영상 이유로 해고한다고 통지했으므로 해고 사유를 구체적으로 통지했다고도 보기 어렵다”며 이를 인용했다. A씨는 같은 해 2월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했으나 기각되자 행정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근로관계가 합의해지나 B씨의 자진 퇴사에 의해 종료됐다고 인정하기 부족하고, 오히려 A씨가 B씨 의사에 반해 일방적으로 계약 종료를 통보했다고 봐야 한다”고 판단했다.

 

구체적으로 계약 종결을 통보받은 B씨가 A씨에게 “권고사직이라는 오명을 받아 통탄할 심정이다. 경영상 이유라며 예고 없이 일방적으로 해고를 통지했고, 이에 대해 법적 절차를 통해 근로자로서 권리를 주장할 것”이라는 취지로 분명하게 항의했다고 짚었다. B씨가 3차례에 걸쳐 자신의 퇴사일을 변경해 제안했다 하더라도 이는 해고 후속 조치로 최종 근무일을 협의한 것일 뿐, 자발적인 사직 의사를 표현했다고 볼 수 없다고도 설명했다.

 

아울러 재판부는 “A씨는 경력 허위 고지, 업무수행 능력 저조 등을 이유로 B씨를 해고했음에도 이런 사유를 전혀 기재하지 않고 단지 ‘경영상의 이유’로 해고한다고 기재한 계약종결통보서를 교부했다”며 “해고 사유와 시기를 서면으로 통지해야 효력이 있다는 근로기준법 조항을 위반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