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소·고발 100건 넘어서… 전북 지방선거 막판 ‘혼탁 양상’ [6·3의 선택]

6·3 지방선거를 이틀 앞두고 전북 지역 선거판이 과열을 넘어 혼탁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유력 전북도지사 후보와 도교육감 후보들이 잇따라 경찰 수사선상에 오르면서 선거 이후에도 상당한 후유증이 예상된다.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사전투표 첫날인 지난 5월 29일 한 선거관리위원회 앞에서 시민이 '투표함 보관장소 CCTV 영상 열람장소' 모니터를 지켜보고 있다. 연합뉴스

1일 경찰과 지역 정치권 등에 따르면 이번 지방선거와 관련해 접수된 고소·고발 사건은 이미 100건을 넘어선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수사가 진행 중인 점을 고려해 구체적인 현황은 공개하지 않고 있지만, 광역·기초단체장과 지방의원 선거를 포함해 수사 대상자도 100명을 웃도는 것으로 알려졌다.

 

가장 치열한 접전을 벌이고 있는 전북도지사 선거는 여론조사 공표 금지 직전까지 박빙 승부가 이어지면서 각종 의혹 제기와 고발전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이원택 후보는 이른바 ‘밥값 대납’ 의혹과 함께 무소속 김관영 후보 등을 향해 ‘12·3 비상계엄 가담 의혹’을 제기한 과정에서 허위사실 공표 혐의로 고발된 상태다. 김 후보 역시 ‘대리운전 기사비’ 명목의 현금 제공 의혹과 무소속 출마 과정에서 ‘이재명 대통령에게 사전 설명을 했다’고 언급한, 이른바 ‘대통령 교감설’ 발언 등으로 고발돼 경찰 수사를 앞두고 있다.

 

최근에는 민주당이 도내 전역에 게시한 ‘현금 살포! 거짓말 정치, 투표로 심판합시다’ 현수막을 둘러싼 논란까지 더해졌다. 해당 현수막은 불법 옥외광고물 논란 속에 지자체들이 대거 철거에 나섰고, 김 후보 측은 민주당의 조직적 네거티브 공세라고 반발하며 맞고발에 나섰다.

 

선거 현장의 과열 양상도 심상치 않다. 이날 아침 출근길 유세가 벌어진 전주시 효자동에서는 민주당 이 후보 측 선거운동원이 김 후보 유세차 밑으로 들어가 드러눕는 위험한 상황까지 벌어지기도 했다.

 

이에 김 후보 선거대책위원회는 논평을 내고 “공식 선거운동을 이틀 남겨둔 상황에서 극단적 네거티브가 발생해 유감”이라면서 “양측 모두 품격 있는 선거운동으로 대미를 장식하자”고 제안했다.

 

이 후보 선대위는 입장문을 통해 “선거운동이 과열되어 현장에 있는 선거운동원 간 감정 다툼으로 번졌다”며 “이에 사건 파악 직후 해당 선거 사무원을 해촉했다”고 밝혔다. 이어 “앞으로 선거운동원 모두가 양보하고 배려하고 웃으며 선거운동을 하도록 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전북교육감 선거 역시 정책 경쟁보다 폭로와 의혹 제기가 선거판을 주도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남호 후보는 선거사무소 관계자가 기자에게 금품을 제공하고 우호적 보도를 요청했다는, 이른바 ‘언론 매수’ 의혹이 제기됐다. 이에 이 후보 측은 “후보와 무관한 개인 간 금전 거래”라고 선을 긋고 있지만, 상대 진영은 후보 연루 가능성을 제기하며 공세를 이어가고 있다.

 

천호성 후보는 단일화 상대였던 유성동 전 예비후보에게 당선 후 주요 보직 제공을 약속했다는 ‘후보자 매수’ 의혹과 교직원들이 참여한 비밀 채팅방 ‘천사랑’을 통한 불법 사전선거운동 의혹에 휩싸였다. 천 후보 측은 “해당 채팅방이 선거 준비와 정책 자문을 위한 공간이었다”고 해명했으나 논란은 계속되고 있다.

 

이 밖에도 일부 기초단체장 후보들의 부동산 투기 의혹과 경선 과정에서 불거진 각종 공직선거법 위반 의혹 등이 잇따라 고발되면서 수사 범위는 더 확대되는 분위기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이번 선거가 후보 비전과 정책 경쟁보다 상대 후보 흠집 내기와 고발전으로 흐르면서 전북 정치의 품격을 떨어뜨리고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지역 법조계 한 관계자는 “일부 후보들이 받는 혐의가 유죄로 인정될 경우 당선무효형까지 선고될 수 있는 중대한 사안”이라며 “선거가 끝난 뒤에도 경찰 수사와 검찰 기소 여부, 법원 판단을 둘러싼 논란이 상당 기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