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그룹 회장 등 국내 주요 기업 경영진이 대만에서 열리는 아시아 최대 정보기술(IT) 박람회 ‘컴퓨텍스 2026’에서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와 만나 반도체·피지컬 인공지능(AI) 협력 확대에 나섰다.
최 회장은 1일(현지시간) 오전 타이베이국제컨벤션센터(TICC)에서 열린 ‘컴퓨텍스 2026’의 부대 행사인 엔비디아 ‘GTC 타이베이’의 기조연설을 듣기 위해 직접 행사장을 찾았다. 최 회장 외에도 곽노정 SK하이닉스 사장 등 SK그룹 핵심 경영진도 현장에 대거 참석했다.
황 CEO는 이날 기조연설을 통해 “현재 베라 루빈을 생산 중”이라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마이크론의 메모리가 탑재됐다”고 밝혔다. 황 CEO는 또 “중앙처리장치(CPU)인 베라가 AI 에이전트의 성능을 혁신적으로 끌어올렸다”고 강조했다. 엔비디아의 CPU 베라에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고성능 저전력 메모리 ‘LPDDR5X’가 탑재된 것으로 추정된다.
재계에 따르면 황 CEO와 삼성전자·SK하이닉스·현대차그룹·LG전자·두산·네이버 등 국내 주요 기업 경영진은 이날 대만 타이베이의 현지 식당에서 ‘코리아 파트너 나이트’ 행사를 열고 반도체·피지컬 AI 협력 방안도 논의했다. 엔비디아가 컴퓨텍스 기간 한국 기업만을 위한 별도 네트워킹 행사를 마련한 것은 처음이다. 이 자리에서는 엔비디아의 피지컬 AI 플랫폼인 ‘옴니버스’를 국내 기업에 도입하는 방안이 논의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컴퓨텍스에서 삼성전자는 별도 부스를 마련하고 최근 샘플을 출하한 7세대 고대역폭 메모리(HBM4E)와 기업용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eSSD) 등 최신 제품을 공개했다. SK하이닉스도 HBM4E 실물 제품을 처음 공개했다.
황 CEO는 4일 한국에 입국해 5일부터 국내 주요 기업 총수들과 회동을 시작으로 방한 일정을 소화할 예정이다. 황 CEO는 구광모 LG그룹 회장과 이해진 네이버 의장을 만나 AI반도체 협력뿐 아니라 로보틱스와 피지컬 AI 분야로 협력을 확대하는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도 참석을 긍정적으로 검토하며 일정을 조율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해외 일정 중인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황 CEO의 방한 중 만남은 어려운 것으로 알려졌다. 회동 장소는 서울 성동구 성수동의 한 삼겹살 음식점이 거론된다. 지난해 10월 치킨과 맥주를 곁들인 ‘깐부 회동’에 이어 ‘삼겹살 소맥’ 회동이 성사될지 관심이다.
황 CEO는 방한 기간에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리는 두산 베어스 홈경기 시구자로 나서고, 신라호텔에서 국내 기업인들과의 간담회도 추진하는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