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주·소형주 수익률 격차 48%...ETF도 미래·삼성이 독식 外 [한강로 경제브리핑]

코스피 지수가 9000선을 바라보며 압도적 상승 흐름을 이어가고 있지만 기업공개(IPO) 시장은 상장 종목 수가 확연히 줄며 가라앉은 분위기다. 그런 가운데 코스피는 여전히 반도체 중심의 양극화된 모습으로 상승하면서 대형주와 소형주 간 수익률 격차는 48.36%에 달했다. 상장지수펀드(ETF) 시장 역시 쏠림 현상이 커지고 있다. 대형 자산운용사인 미래에셋자산운용과 삼성자산운용 2곳으로 ETF 자금이 몰리면서 양사가 운용하는 자금이 국내 상장된 ETF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71%에 달했다. 

코스피가 전장보다 312.23포인트(3.68%) 오른 8,788.38에 장을 마치며 종가 기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1일 서울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휴식을 취하고 있다. 연합뉴스

◆9000피 가시권...대형주·소형주 수익률 격차 48%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1일 전장보다 312.23포인트(3.68%) 오른 8788.38에 장을 마쳤다. 지수는 전장보다 9.52포인트(0.11%) 오른 8485.67로 출발해 시작부터 직전 장중·종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후 오름세는 더 가팔라져 오전 11시30분쯤엔 프로그램매수호가 일시효력정지(사이드카)가 발동했고, 8500부터 8800선까지 백의 자리를 연달아 깨고 올라갔다. 장중 최고치는 8874.16였다. 반면 코스닥 지수는 24.77포인트(2.30%) 내린 1050.03에 마감해 뚜렷한 온도차를 보였다.

 

다만 지수 상승이 시가총액 최상위 대형주에 국한하면서 대다수 중소형주는 철저히 소외됐다. 코스피 상위 100개 종목으로 구성하는 대형주 지수는 지난달 4일 7417.57에서 이날 9758.16으로 한 달 새 31.55% 급등했지만, 같은 기간 소형주 지수는 3031.59에서 2511.67로 17.15% 하락해 두 지수 간 수익률 격차가 48.70%포인트까지 벌어졌다.

 

증권가에서는 쏠림 장세가 고착화하며 반도체를 제외한 시장의 실질적인 체력이 크게 떨어져 있다고 진단한다. 유진투자증권은 이날 보고서에서 반도체 업종의 착시 효과를 덜어낸 코스피 실질 지수를 4100선에서 4200선으로 추정했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반도체 영업이익이 코스피 전체 영업이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60%대 후반에 이를 것”이라며 “반도체 이익 증가 속도가 너무 빨라 반도체를 제외한 대부분 업종의 이익 비중은 감소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당분간 반도체 외 업종으로 자금이 이동하는 순환매를 기대하기 어렵다고도 내다봤다.

 

이 같은 증권가의 ‘반도체 착시’ 우려를 정면으로 반박하는 주장도 나왔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날 엑스(X)에서 유진투자증권의 리포트 내용을 다룬 기사를 공유하며 “반도체가 우리 산업의 핵심 중 하나인데 왜 반도체를 빼고 종합주가지수를 계산해야 하는지 이해가 잘 안 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축구 실력 빼면 손흥민도 보통 사람’이라고 하는 사람 없다”며 “오히려 ‘반도체 빼고도 한국 증시 무려 4100’ 이래야 하는 것 아닐까”라고 적었다.

◆ETF 500조 시대...미래·삼성이 독식 

 

국내 상장지수펀드(ETF)시장이 무섭게 성장하며 순자산총액(AUM)이 500조원을 돌파한 가운데 양대 자산운용사 미래에셋자산운용과 삼성자산운용의 ETF도 좋은 성과를 내고 있다.

 

1일 업계에 따르면 미래운용이 한국·미국·캐나다 등 13개 시장에서 운용 중인 ETF AUM은 400조원을 돌파했다. 지난해 말 300조원을 돌파한 후 5개월 만에 400조원을 넘었다. 특히 국내(약 160조원)와 미국(약 150조원)에서 크게 성장하면서 미래운용 전체 ETF AUM을 끌어 올렸다는 설명이다.

 

삼성운용도 전체 ETF AUM 200조원을 돌파했다. 지난해 10월 KODEX AUM이 100조원을 돌파한 뒤 226일 만에 2배 성장했다. 삼성운용은 “대표지수형·테마형·월분배형·레버리지∙인버스형 등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면서 자금 유입이 두드러졌다고 밝혔다.

 

국내 ETF시장만 보면 삼성운용이 AUM 200조원, 미래운용은 약 160조원을 달성한 만큼 국내 ETF 운용규모는 삼성운용이 앞선다.

◆침체된 IPO 시장...공모주 투자 열풍 어디로?

 

올해 상반기 기업공개(IPO) 시장이 가라앉으며 상장에 도전하는 종목 수가 급감했다. 기존 종목에 대한 투자 관심은 커진 반면 정부의 중복상장 규제로 신규 상장 수요가 줄어든 영향으로 보인다. 다만 증시 상승 여파로 주식시장 입성에 성공한 종목의 수익률은 좋은 성과를 내고 있다.

 

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1~5월 IPO를 통해 주식시장에 상장한 종목(리츠·스팩 제외)은 총 15개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37개 종목이 상장한 것과 비교해 60% 감소한 수준이다. 이번 달 상장 진행 예정 종목을 포함해도 올해 상반기 IPO종목 수는 21개(지난해 상반기 40개)에 불과하다. 

 

IPO시장 전성기였던 2021~2022년에는 SK바이오사이언스, LG에너지솔루션 등 공모주 대어(예상 시가총액 1조원 이상)를 포함 89개(2021년)·71개(2022년)가 상장했다. 이후에도 평균 약 80개 상장 종목이 주식시장에 입성했다. 유진투자증권은 “최근 5년(2021~2025년)간 한 달에 평균 9개 기업이 상장했다”며 “하지만 5월에는 코스닥 시장에서 3개 종목이 상장하는 데 그쳤다”고 짚었다.

 

일각에선 IPO시장 침체 원인으로 정부의 중복상장 규제를 꼽는다. 지난 1월 이재명 대통령이 ‘L자 들어가는 주식 사면 안 된다’는 발언을 하면서 LS그룹이 ㈜LS의 증손회사 에식스솔루션즈의 IPO를 철회했다. 이후 △HD현대로보틱스 △SK에코플랜트 △한화에너지 △CJ올리브영 등도 중복상장 논란에 IPO를 사실상 포기하거나 재검토 중인 상황이다. 모두 IPO대어로 꼽혔지만, 이들이 상장을 철회하거나 재검토에 들어가면서 IPO시장이 침체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주요 증권사의 1분기 주식발행시장(ECM)부문 실적도 고꾸라졌다. 지난해 IPO주관 실적 1등이었던 KB증권은 올해 1분기 기업금융(IB)부문 실적이 전 분기 대비 26.4% 감소했다. 지난해 IPO주관 실적 2위였던 미래에셋증권도 IPO 등 수수료 수익이 67% 감소했다. 업계 관계자는 “개별기업의 성과 부진보단 전반적인 주식발행 시장의 위축으로 나타난 결과”라고 평가했다.

 

다만 주식시장에 입성한 IPO종목들의 수익률은 높았다. 지난달 11일 코스닥에 공모가 6000원에 상장한 코스모로보틱스의 현재(1일 기준) 수익률은 475%를 기록 중이다. 공모가 1만5000원에 상장한 코스닥 상장사 마키나락스도 현재 124%의 수익률을 기록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