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화장실에서 자신을 몰래 촬영하던 불법 촬영 범죄자를 붙잡아 폭행한 피해 여성이 법원에서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1일 창원지법 형사4단독 석동우 판사는 폭행 혐의로 기소된 40대 여성 A씨에게 벌금 30만 원을 선고했다고 밝혔다.
◆ 불법 촬영 현행범 붙잡았으나 법원은 폭행 인정
A씨는 2024년 12월 8일 오전 5시 40분쯤 경남 창원시 성산구의 한 빌딩 1층 여자 화장실에서 사건을 겪었다. 당시 A씨는 자신이 소변보는 모습을 몰래 촬영한 20대 남성 B씨를 발견했다. 이에 분노한 A씨는 B씨의 얼굴을 주먹으로 여러 차례 때린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조사 결과 불법 촬영을 감행한 B씨는 이미 과거에도 유사한 범죄를 저지른 전력이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B씨는 2023년 12월 성폭력범죄처벌법 위반(카메라 등 이용 촬영·반포) 혐의 등으로 징역 1년 2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은 상태였다. 집행유예 기간 중에 또다시 여자 화장실에 침입해 이 같은 범행을 저지른 것이다.
재판 과정에서 A씨 측은 B씨를 폭행한 사실이 없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현장 상황과 진술의 신빙성을 바탕으로 A씨의 폭행 혐의가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 법원 “도주 방지 넘어선 15회 이상 폭행, 정당방위 아냐”
재판부는 B씨가 불법 촬영 범죄를 자백하면서도 폭행 피해에 대해 일관되게 진술한 점에 주목했다. 재판부는 “집행유예 기간 중이었던 B씨가 A씨와 원만한 합의가 간절한 상황에서 폭행 피해를 허위로 꾸며냈다고 보이지 않는 점 등을 고려할 때 폭행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A씨가 피해자이기는 하지만 폭행 행위 자체는 실제로 존재했다는 해석이다.
법원이 A씨에게 벌금형을 선고한 결정적 이유는 폭행의 수위였다. 범인 도주를 막기 위한 행위로 보기에는 가해진 폭행 횟수가 많았다는 관측이다.
재판부는 “당시 촬영 사실을 사과하는 B씨가 도망가지 못하도록 출입구를 다리로 막고 있는 것을 넘어 얼굴 부위를 15회에서 17회 정도 폭행한 점 등 제반 사정을 볼 때 정당방위나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않는 정당행위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