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맥 대신 파스타'… '술 없는 회식'에 주류 소비 급감

서울 송파구 문정동에 소재한 중소기업에 다니는 40대 A씨는 반년 만에 가진 부서 회식 장소를 물색하다 결국 파스타 전문점을 예약했다. 50대 후반인 상사는 ‘소맥’(소주+맥주)을 희망했지만, 20~30대가 대부분인 부서원의 의견을 반영해 회식 장소를 정했다.

 

A씨는 “예전에는 고깃집에서 술을 곁들이는 회식이 일반적이었지만, 최근에는 MZ세대를 중심으로 회식 자체를 부담스러워하거나 술 없는 저녁 식사를 선호하는 분위기가 강해졌다”며 “회식을 제안할 때도 참석 여부나 메뉴를 먼저 묻는 등 예전보다 훨씬 조심스러워졌다”고 말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국내 회식 문화가 ‘술 없는 회식’으로 빠르게 변하고 있다. 여기에 건강 관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주류 소비가 꾸준히 줄어드는 추세다. 2일 국가통계포털(KOSIS)과 가계동향에 따르면, 지난 1분기 가구의 월평균 주류 실질 소비지출은 1만3000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9.0% 감소했다. 2019년 관련 통계를 집계한 이래 가장 큰 폭이다. 물가 변동 영향을 제외한 주류 실질 소비지출은 2023년 4분기(-4.4%)부터 10분기 연속 줄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음주와 회식 문화가 변화하고, 건강 중시 문화가 확산한 영향으로 해석된다.

 

물가상승분이 반영된 명목 지출로 살펴봐도 술 소비는 감소했다. 지난 1분기 주류의 명목 소비지출은 전년보다 7.5% 감소해, 8분기 연속 줄었다. 가구주 연령대별로 50대 가구에서 10.2% 줄어 전 연령대 가운데 감소폭이 가장 컸다. 60세 이상 가구도 6.9% 감소했다. 39세 이하 가구와 40대 가구에서는 각각 5.7%, 5.1% 줄었다. 39세 이하 가구는 5분기 연속, 40대 가구는 9분기째 감소하고 있다.

 

2024년 국내 주류 출고량은 315만1000㎘(킬로리터)로 집계됐다. 2014년 380만8000㎘에서 10년 새 17.3% 줄었다. 또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17개 시도의 월간 폭음률 중앙값은 33.8%로 집계됐다. 2021년 31.7%에서 2023년 35.8%로 2년 연속 오른 이후 2년째 하락했다. 월간 폭음률이란 최근 1년 동안 월 1회 이상, 한 번의 술자리에서 남성은 7잔(또는 맥주 5캔) 이상, 여성은 5잔(또는 맥주 3캔) 이상 음주한 비율을 뜻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