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세대 사이에서 완벽주의 성향이 갈수록 강해지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그러나 역설적으로 완벽을 추구하는 태도가 반드시 좋은 결과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분석도 나와 눈길을 끈다.
영국 런던정경대(LSE) 연구팀은 미국·영국·캐나다 대학생 8만2939명을 대상으로 1989년부터 2024년까지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지난 35년 동안 젊은 층의 완벽주의 성향이 꾸준히 증가했다고 밝혔다. 해당 연구 결과는 최근 ‘심리학 저널(Psychological Bulletin)’에 게재됐다.
연구에 따르면 최근 세대일수록 실수에 대한 두려움, 타인의 평가에 대한 불안, 실패에 대한 압박감을 더 크게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2000년대 이후에는 높은 목표를 향해 노력하는 ‘완벽주의적 노력’보다 실패를 걱정하는 ‘완벽주의적 불안’이 훨씬 빠른 속도로 증가했다.
연구진은 경제적 불평등 심화와 치열한 경쟁 환경, 그리고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끊임없이 타인과 비교하는 문화의 확산이 이같은 현상을 부추긴 것으로 분석했다.
그러나 완벽주의가 반드시 성공을 보장하지는 않는다는 분석도 나왔다. 최근 미국 와이오밍대학교와 스탠퍼드대학교, 콜로라도대학교 공동 연구팀은 국제학술지 ‘피지컬 리뷰 E(Physical Review E)’를 통해 다양한 선택 상황에서 가장 효과적인 목표 수준을 분석한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진은 직업 선택, 연애, 사업 아이디어 발굴, 정책 결정 등 현실의 의사결정 과정을 수학적 모델로 구현해 분석했다. 그 결과 가장 높은 성과를 낸 사람들은 목표를 평균보다 조금 높게 설정하되 현실적으로 달성 가능한 범위 안에 둔 집단이었다. 반면 최고 수준만을 고집하는 완벽주의적 태도는 오히려 성과를 떨어뜨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목표를 지나치게 높게 잡았을 때 발생하는 손실이 목표를 다소 낮게 잡았을 때보다 훨씬 크다고 설명했다. 공동 저자인 매트 버지스 와이오밍대 교수는 “사람들은 보통 목표를 낮게 잡는 것이 문제라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지나치게 높은 목표가 더 큰 비용을 초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타인과의 비교 역시 성과를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지목됐다. 공동 연구자인 라이언 랑겐도르프 콜로라도대 강사는 “성공한 사람에게서 영감을 얻는 것은 도움이 되지만 최상위 사례만 바라보면 자신의 목표 설정 능력이 왜곡될 수 있다”며 “특히 SNS 환경에서는 이런 문제가 더욱 심각하게 나타난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완벽주의가 동기 부여 측면에서는 긍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지만, 지나치게 강해질 경우 우울감과 불안, 낮은 자존감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한다. 실제로 런던정경대 연구에서도 완벽주의 성향이 강할수록 정신건강 문제를 경험할 가능성이 높게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