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트로픽, IPO 경쟁서 한발 빨랐다

오픈AI보다 먼저 상장 초안 제출
자금조달 경쟁서 우위 확보 전략
기업 가치 9650억달러 인정 받아

생성형 인공지능(AI) ‘클로드’ 개발사인 앤트로픽이 오픈AI에 앞서 기업공개(IPO) 절차에 착수했다. 올해 빅테크(거대기술기업) IPO가 몰린 가운데 시장에 먼저 진입해 자금 조달 경쟁에서 우위를 차지하려는 전략으로 분석된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앤트로픽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상장 신청서 초안을 비공개로 제출했다고 1일(현지시간) 밝혔다. 앤트로픽은 “SEC 심사가 끝나면 상장할지 선택권을 가지게 된다”며 “실제 공모와 상장 시점은 시장 상황과 기타 요인에 따라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공모 주식 수와 공모가는 확정되지 않았다.

앤트로픽과 오픈AI가 올 하반기 상장 절차에 들어갈 것이란 전망이 많았으나 앤트로픽이 빠르게 움직이며 오픈AI보다 공모 시장 진입에서 앞서게 됐다. 앤트로픽은 앞서 기업가치 9650억달러(약 1460조원)를 인정받으며 지난 3월 오픈AI(8520억달러) 기업가치를 뛰어넘기도 했다. 올해 IPO를 예고한 오픈AI는 아직 신청서를 내지 않았다.



양사가 IPO 속도 경쟁을 벌이는 이유로는 자금 조달 때문이란 분석이 나온다. 두 회사 모두 컴퓨트(연산) 자원 등 AI 인프라 확보와 모델 개발을 위해 천문학적인 투자금이 필요한데, 먼저 상장한 기업이 자금을 흡수할 수 있어서다. 이미 역대 최대 규모로 예상되는 스페이스X 상장이 이달 진행돼 시장 유동성을 빨아들일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상황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스페이스X가 막대한 자본을 흡수할 것이고 두 번째 상장 기업이 세 번째보다 유리한 위치를 차지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자금 조달뿐만 아니라 직원 보상에도 이점이 있어 인재 확보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분석했다.

2019년 차량 공유 업체 리프트와 우버가 연달아 상장했을 때도 먼저 상장한 리프트의 초기 주가 흐름이 우세했다. 앤트로픽이 오픈AI보다 안정적인 회사라는 데도 업계는 주목하고 있다. 먼저 상장한 기업의 시장 반응이 기대에 미치지 못할 경우 뒤이어 상장하는 기업의 기업가치와 공모 흥행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점도 배경으로 꼽힌다. 리프트도 상장한 뒤 기대 이하 성적표를 받았고, 이후 상장한 우버가 기업가치를 낮췄음에도 주가는 떨어졌다.

오픈AI는 앤트로픽과의 상장 시점 경쟁에 대해선 줄곧 부인하고 있다.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CNBC방송 인터뷰에서 “최고의 기술과 비즈니스를 제공하기 위한 경쟁은 존재한다”면서도 “상장은 자금 조달을 위한 이벤트일 뿐 우리가 그 시기에 초점을 맞추고 있지는 않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