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發 인플레 충격파에 7월 금리 인상 가능성

5월 소비자물가 3.1% ‘껑충’

석유류서 물가 전반 상승세 우려
금리인상 땐 ‘K자형 양극화’ 가중
고환율 겹쳐 석화·건설 등 비상등
서민들 살림살이 더 어려워질 듯

5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단숨에 3%대로 오르면서 우리 경제에도 부담이 커지고 있다. 정부가 석유 최고가격제로 상승 압력을 최대한 누르고 있지만, 중동전쟁이 장기화할 경우 물가 전반으로 상승세가 전이돼 각종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국가데이터처가 2일 발표한 ‘5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물가 상승률은 3.1%를 기록했다. 이는 4월 물가상승률(2.6%) 대비 0.5%포인트 오른 것이다. 물가상승률이 전월과 비교해 0.5%포인트 이상 오른 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파장이 컸던 2023년 8월(3.5%) 당시 전월보다 1.0%포인트 오른 이후 처음이다.

2일 국가데이터처가 발표한 5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19.92로 전년 동월 대비 3.1% 상승했다. 농축수산물은 전년 동월 대비 2.2%, 가공식품은 0.8% 상승했다. 다만 축산물과 수산물은 여전히 상승폭이 컸다. 농산물은 전년 동월 대비 0.8% 하락한 반면 축산물(5.8%)과 수산물(5.0%)은 고공행진을 지속했다. 돼지고기(5.8%), 국산쇠고기(4.2%), 달걀(10.2%), 수입쇠고기(7.6%), 갈치(15.1%), 조기(14.6%), 쌀(13.5%) 등의 상승폭이 컸다. 사진은 이날 오전 서울 한 마트에서 고객이 고른 갈치와 조기의 모습. 뉴시스

문제는 석유류 가격의 급등세로 물가 전반이 요동칠 수 있다는 점이다. 석유류는 택배 등 운송요금과 함께 플라스틱 등의 제조 원가를 높인다. 운송비·원자재 가격 상승은 공산품 등으로 전이되고, 이는 ‘물가가 계속 오를 것’이라는 기대인플레이션을 자극한다. 특히 지난달 생활물가가 크게 올랐다는 점에서 7월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생활물가는 지난달 28일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 인상 기조를 공식화한 신현송 한은 총재가 주목하는 지표인데, 지난달 3.3% 뛰었다. 이는 2024년 4월(3.6%) 이후 2년1개월 만에 가장 크게 오른 것이다. 허진욱 숙명여대 교수(경제학)는 “지난달 금통위에서 소수의견으로 금리인상 주장이 나왔고, 수출 등 경기도 나쁘지 않아 금리 인상 가능성이 높아진 건 사실”이라고 말했다.

반도체 슈퍼사이클(초호황)의 온기가 경제 전반으로 퍼지지 않는 상황에서 기준금리 인상이 ‘K자형 양극화’를 가중시킬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우선 고환율·고유가란 악재를 겪고 있는 자동차·건설·석유화학 등 제조업종에서 자금 조달 등 비용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물가상승에 따른 실질소득 감소가 소비를 위축시키는 점도 우려스러운 대목이다. 소상공인·취약계층부터 충격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 속보성 지표인 데이터처의 나우캐스트에 따르면 지난달 15일 기준 가맹점 카드매출액은 4주 전 대비 19.6% 증가했는데, 교육서비스(25.4%)의 증가폭이 컸을 뿐 식료품 및 음료(-2.3%), 의류 및 신발(-10.8%) 등은 부진했다. 허 교수는 “기업 중에서는 제조업의 부담이 커지고, 부동산 차주들도 충격을 받을 수 있다”고 짚었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이날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장바구니 물가, 체감물가를 정책 최우선 순위에 두고 할인지원, 납품단가 인하, 공급 확대 등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