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왕설래] 미어터지는 소년원

장정일 시인의 공식 학력은 중퇴다. 낮에는 책을 읽는 것을 좋아했지만, 밤에는 친구들과 어울려 방황하다 17세 때 폭력사건으로 소년원 생활을 1년6개월 동안 했다. 그는 “소년원은 학교와 군대의 가장 나쁜 점만 모아놓은 곳이며 세상에서 가장 몹쓸 지옥”이라고 표현했다. 구타, 성추행 등 당시 받은 상처는 그의 영혼에 깊은 생채기를 남겼다고 한다. ‘하얀 몸’ 등 그의 시에서 이런 흔적들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소년원은 ‘보호소년 등의 처우에 관한 법률’에 따라 가정법원과 지방법원 소년부의 보호처분으로 송치된 소년을 수용해 교정교육을 목적으로 설립된 법무부 산하 특수교육기관이다. 비행이나 범죄를 저지른 미성년자들을 수감하는 사실상의 감옥이지만, ‘○○정보통신중·고등학교’ ‘××여자산업학교’ 등 ‘학교’ 명칭을 사용한다. 대외적으로 부정적인 인식을 피하고, 교육기관이라는 정체성을 강조하려는 의도에서다.



소년원 송치 처분을 받은 아이들이 지난 5년간 두 배 가까이 늘어 우려스럽다. 법무부에 따르면 2021년 1361명이었던 소년원 신규 수용 인원은 2023년 2092명, 지난해 2532명으로 증가하고 있다. 소년원을 나간 후 3년 이내 소년원에 들어온 비율(재입원율)은 지난해 15.7%였다. 재입원율은 2017년부터 작년까지 10∼20%대가 유지되고 있다. 전국 소년원을 ‘도장 깨기’를 하듯 돌아다니는 청소년도 있다고 한다. 교화 등 소년 사법 제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다는 얘기다. 이런 탓에 전국의 10개 소년원이 모두 정원을 초과해 과밀 수용 상태다.

과밀 수용은 스트레스를 높여 사고의 원인이 된다. 소년원생들이 ‘나만 간식을 주지 않는다’ ‘공부하기 싫은데 억지로 시킨다’며 직원들을 국가인권위원회에 제소하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영국은 2000년부터 지역마다 1개 이상의 소년 사법 전문 기관을 설치해 경찰 단계부터 소년원 출원 후까지 관리하고 있다. 이 덕분인지 영국에선 2014∼2024년 소년보호사건 대상자가 약 70% 감소했다. 우리도 비행 청소년 관리 시스템을 재정비해야 한다. 소년원을 나갔을 때 평범한 학생들처럼 일상을 되찾을 수 있는 정교하고 현실적인 대책 마련도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