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억이 40억 됐다.”
분양 당시 ‘로또 청약’으로 불렸던 서울 서초구 잠원동 ‘메이플자이’에서 첫 40억원대 실거래가 나왔다.
3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메이플자이 전용면적 59㎡는 지난 5월15일 40억5000만원에 거래됐다. 2024년 1월 입주자모집공고 당시 같은 면적 분양가는 17억3300만~17억4200만원이었다. 분양가와 비교하면 약 23억원 높은 가격이다.
서울 아파트 시장의 온도 차도 커지고 있다. 한국부동산원 부동산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2026년 4월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지수 변동률은 0.18%였다.
같은 시기 공동주택 실거래가격지수는 2026년 3월 기준 -0.33%로 집계됐다. 호가와 선호 단지 가격은 움직이지만, 실제 거래 시장 전체가 같은 속도로 오르는 것은 아닌 셈이다.
메이플자이는 신반포4지구를 재건축한 단지다. 서울 서초구 잠원동 60-3 일대에 지하 4층~지상 최고 35층, 29개 동, 3307가구 규모로 조성됐다. 잠원동 일대에서 보기 드문 대단지 신축이라는 점에서 분양 전부터 관심이 컸다.
청약 경쟁은 숫자로 드러났다. 2024년 2월 진행된 서울지역 1순위 청약에는 81가구 모집에 3만5828명이 신청했다. 평균 경쟁률은 442.32대 1이었다.
전용 59㎡ 물량은 더 적었다. 59A형은 1가구 모집에 3574명이 몰렸고, 59B형은 2가구 모집에 6635명이 신청했다. 59㎡만 놓고 보면 3가구에 1만209명이 청약한 셈이다.
분양 당시 시장에서는 당첨자들이 상당한 시세 차익을 얻을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다. 이번 거래 가격은 그 전망이 실제 시장에서 어떻게 평가됐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다.
메이플자이의 분양가는 분양가상한제 적용을 받았다. 주변 신축·준신축 단지 시세보다 낮게 공급되면서 청약 수요가 한꺼번에 몰렸다.
입주 후 가격은 시장이 다시 매겼다. 강남권 핵심 입지, 대단지, 신축, 학군, 교통, 생활 인프라가 겹치면서 전용 59㎡에도 40억원대 가격표가 붙었다.
인근 중개업소 관계자는 “분양 때부터 시세보다 싸다는 인식이 강했다”며 “입주 후 첫 거래에서 강남권 신축 대단지에 대한 시장 평가가 그대로 나온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실거주 수요만으로 설명하기 어렵다”며 “강남 핵심지 신축은 주거 상품이면서 동시에 희소 자산으로 받아들여진다”고 덧붙였다.
이번 거래를 서울 아파트 전체의 회복 신호로 확대해석하기는 어렵다. 같은 서울 안에서도 가격 흐름은 입지와 연식, 단지 규모에 따라 크게 갈린다.
강남권 새 아파트에는 매수세가 먼저 붙지만, 외곽 구축 단지나 매수 대기층이 얇은 지역은 거래가 쉽게 살아나지 않는 곳도 적지 않다. 대출 부담과 보유세, 금리 수준도 여전히 변수다.
반포동 ‘래미안 원베일리’ 전용 59㎡도 앞서 40억원대 거래가 나오며 강남권 소형 고가 거래 흐름을 보여줬다. 전용 84㎡가 아닌 59㎡에서도 40억원대 거래가 반복된다는 점은 강남권 신축 선호가 얼마나 강한지 보여주는 대목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거래를 서울 주택시장의 ‘전면 상승’보다 ‘선호 자산 쏠림’으로 봐야 한다고 말한다.
부동산업계 한 관계자는 “강남 핵심지 신축의 희소성은 커지는 반면, 일반 주택시장은 지역별 온도 차가 더 뚜렷해지고 있다”며 “메이플자이 첫 거래는 서울 부동산 시장의 양극화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라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