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낮 기온이 오르자 매장 진열대도 먼저 바뀌기 시작했다. 차갑게 마시는 음료, 바삭한 식감의 디저트, 냄새 걱정을 줄인 주방가전까지 여름을 겨냥한 상품들이 앞줄로 나왔다. 소비자가 지갑을 여는 지점도 단순한 가격보다 ‘지금 필요한 기능’과 ‘새로운 경험’ 쪽으로 옮겨가고 있다.
3일 국가데이터처 2026년 4월 온라인쇼핑동향에 따르면 온라인쇼핑 거래액은 24조1280억원으로 전년 동월보다 10.0% 늘었다. 이 가운데 음·식료품 거래액은 9.6%, 음식서비스는 7.8% 증가했다. 먹거리와 생활소비가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오가며 커지는 흐름이 뚜렷해진 셈이다.
식음료 업계는 여름 초입부터 식감과 계절감을 앞세운 신제품을 내놓고 있다.
파리바게뜨는 ‘밥 먹고 파바 고?’ 캠페인의 하나로 ‘황치즈 페스츄리’를 출시했다. 바삭한 페스츄리 안에 황치즈 커스터드와 파마산 치즈 가루를 더한 제품이다. 식사 뒤 가볍게 디저트를 찾는 소비자를 겨냥했다.
투썸플레이스는 대표 메뉴 ‘떠먹는 아박’의 누적 판매량 4500만개 돌파를 기념해 신규 라인업 2종을 선보였다. ‘떠먹는 초코 크런치 아박’과 ‘떠먹는 딸기 초코 크런치 아박’이다. 크림과 쿠키 사이에 전용 통 초코볼을 넣어 씹는 재미를 키웠다.
던킨은 여름 시즌 음료 ‘비타슬러시’ 3종을 출시했다. 리치, 레몬, 펀치 맛으로 구성됐고, 소비자가 맛을 섞어 마실 수 있는 조합형 메뉴와 ‘팝핑 보바’ 토핑을 더했다. 더운 날씨에 맞춘 차가운 음료에 놀이 요소를 붙인 방식이다.
가정간편식 시장에서도 전문 브랜드 협업이 이어진다. 제너시스BBQ 그룹은 롯데마트와 함께 HMR 치킨 3종을 선보였다. 후라이드 순살치킨, 후라이드 순살양념치킨, 치킨텐더스틱으로 구성했다. BBQ 측은 출시 초기 판매량이 예상보다 높은 수준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친환경 포장 실험도 유통 현장으로 들어왔다.
농협경제지주는 농림축산식품부와 함께 수도권 하나로마트 8곳에서 과채류 소포장용 종이봉투를 시범 도입했다. 기간은 5월 28일부터 6월 3일까지다. 양재·창동·고양·성남·수원·삼송·동탄·양주점에서 종이봉투 약 15만장을 지급한다.
대상 품목은 오이, 애호박, 가지, 청양고추 등이다. 비닐 포장을 줄이고 산지에서 벌크 형태로 들여와 매장에서 소비자가 필요한 만큼 담아 가는 방식이다. 농협은 포장 비용, 저장성, 소비자 만족도 등을 살핀 뒤 확대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해외 시장 공략도 빨라지고 있다. 파리바게뜨는 인도네시아 할랄 제품보증청으로부터 현지 23개 전 매장에 대한 공식 할랄 인증을 받았다. 앞서 싱가포르 전 매장 인증과 말레이시아 조호르 할랄 인증 생산센터 준공에 이어 동남아 무슬림 시장 공략의 기반을 넓힌 것이다.
헬스케어와 생활가전 업계는 여름철 관리 수요에 맞춘 제품을 내놓고 있다.
CJ웰케어는 체지방 감소, 피부 면역, 장 건강 관리를 한 번에 내세운 유산균 제품 ‘바이오코어 쓰리핏 유산균 다이어트’를 출시했다. 식약처 개별인정형 원료를 활용했고, 상온 보관 편의성을 강조했다.
코웨이는 ‘제로 음식물 처리기 분쇄형’ 2종을 정식 출시했다. 2L와 3L 용량으로 구성됐으며, 음식물 부피를 줄이고 냄새 관리를 돕는 기능을 앞세웠다. 여름철 주방에서 가장 먼저 불편해지는 냄새와 위생 문제를 겨냥한 제품이다.
호텔업계는 실내에서 쉬는 여름 수요를 붙잡고 있다. 신라스테이는 8월 31일까지 ‘스테이 인 더 레인’ 패키지를 운영한다. 일부 지점에서는 포토 키카드, 셀프 사진관 패키지, 한정판 마스코트 굿즈를 제공한다. 비 오는 날에도 호텔 안에서 시간을 보내려는 투숙객을 겨냥했다.
업계 관계자는 “여름 신제품 경쟁은 이제 단순히 시원한 제품을 내놓는 수준에 그치지 않는다”며 “식감, 건강 관리, 친환경 포장, 실내 경험처럼 소비자가 바로 체감할 수 있는 요소를 얼마나 선명하게 제시하느냐가 중요해졌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