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입비보다 큰 혜택으로 승부…여행업계도 ‘유료 멤버십’ 경쟁 본격화

여행을 예약하기 전, 소비자가 먼저 따지는 것은 항공권 가격만이 아니다. 할인 쿠폰이 있는지, 포인트를 얼마나 돌려받는지, 다음 여행 때 다시 쓸 혜택이 있는지도 함께 본다. 이커머스에서 익숙해진 유료 멤버십 문법이 여행 시장으로 옮겨붙고 있다.

 

교원투어 제공

3일 국가데이터처 2025년 12월 온라인쇼핑동향에 따르면 온라인쇼핑 거래액은 24조2904억원으로 1년 전보다 6.2% 늘었다. 이 가운데 모바일쇼핑 거래액은 18조7991억원, 비중은 77.4%였다. 여행·교통서비스 거래도 전월보다 5.5% 증가했다.

 

여행 예약이 이미 모바일과 온라인 중심으로 이동한 만큼, 여행사 입장에서는 한 번 들어온 고객을 다시 붙잡는 구조가 더 중요해졌다.

 

교원투어 여행이지는 유료 멤버십 서비스 ‘이지멤버스’를 선보였다. 연간 가입비는 6만원이다. 가입 즉시 납입금의 2배인 12만포인트를 지급하는 ‘더블스타트’ 혜택을 앞세웠다.

 

구조는 단순 할인보다 재구매에 맞춰져 있다. 회원이 여행 상품을 구매하면 상품가의 5%가 포인트로 적립된다. 적립 포인트는 다음 여행 예약 때 상품가의 3%까지 사용할 수 있다. 항공권·호텔 단품 등 일부 상품은 제외된다.

 

동반 여행 수요를 겨냥한 혜택도 붙였다. 패키지 여행은 혼자보다 가족·친구·모임 단위 예약이 많다. 여행이지는 구매 금액 구간에 따라 쓸 수 있는 동행 할인 쿠폰팩을 함께 제공한다.

 

눈에 띄는 대목은 환불 정책이다. 1년 동안 멤버십 혜택을 한 번도 이용하지 않으면 가입비를 돌려주는 방식이다. 유료 멤버십에 대한 소비자 부담을 낮추고, 첫 가입 장벽을 낮추려는 장치로 읽힌다.

 

유료 멤버십은 이미 이커머스와 플랫폼 업계에서 일상적인 소비 방식이 됐다. 쿠팡 와우, 네이버플러스 멤버십, 신세계 유니버스 클럽처럼 월 또는 연 단위 비용을 내고 배송·적립·할인·콘텐츠 혜택을 받는 구조가 자리 잡았다.

 

소비자는 멤버십 비용을 내는 대신 “얼마나 자주 쓰면 이득인가”를 계산한다. 기업은 이 계산을 반복 구매로 연결한다. 한 번 결제한 멤버십은 같은 플랫폼 안에서 더 많이 사고, 더 자주 방문하게 만드는 장치가 된다.

 

여행업계가 이 흐름에 올라탄 이유도 여기에 있다. 여행은 구매 주기가 길다. 매일 사는 생필품과 달리 1년에 한두 번 예약하는 소비에 가깝다. 그래서 단순 할인만으로는 고객을 오래 붙잡기 어렵다. 포인트, 동행 쿠폰, 다음 여행 사용 혜택을 묶어야 재방문 명분이 생긴다.

 

그동안 여행사들은 특가전, 타임딜, 카드 할인, 기획전으로 수요를 끌어왔다. 효과는 빠르지만 고객 충성도를 만들기는 쉽지 않았다. 가격만 보고 들어온 소비자는 더 싼 상품이 나오면 다른 플랫폼으로 옮겨간다.

 

유료 멤버십은 방향이 다르다. 첫 구매보다 두 번째 구매를 겨냥한다. 가입비보다 큰 초기 혜택을 주고, 여행 후 포인트를 쌓아 다음 예약으로 이어지게 만든다. 여행사 입장에서는 고객 데이터를 확보하고, 앱과 홈페이지 이용 빈도를 높일 수 있다.

 

교원투어가 이지멤버스를 내놓은 것도 같은 맥락이다. 여행이지는 앞서 매스티지 패키지 ‘여행이지 플러스’ 등 차별화 상품을 확대해왔다. 여기에 유료 멤버십을 더해 상품 경쟁을 고객 관리 경쟁으로 넓히는 모습이다.

 

관건은 혜택의 체감도다. 여행 상품은 가격대가 높아 포인트와 쿠폰 금액이 커 보여도, 사용 조건이 복잡하면 소비자는 쉽게 돌아선다. 적립률보다 중요한 것은 실제 예약 과정에서 “쓸 수 있다”는 느낌이다.

 

여행업계 관계자는 “이제 경쟁은 누가 더 싸게 파느냐보다 누가 고객을 더 오래 붙잡아 두느냐의 문제”라며 “가입비 자체로 수익을 내기보다 재구매를 늘리고 고객 충성도를 높이는 것이 유료 멤버십의 핵심 목적”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