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투표율 52.2% ‘전국 2위’…달라진 정치 참여, 전북 민심 움직였다 [6·3의 선택]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전북 지역 투표율이 전국 상위권을 기록하면서 정치권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과거 지방선거에서 상대적으로 낮은 투표율을 보였던 전북이 이번 선거에서는 전국 두 번째 수준의 높은 참여율을 기록하면서 도민들의 정치 참여 의식 변화가 뚜렷하게 나타났다는 평가가 나온다.

 

3일 전북도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이날 오후 1시 기준 우편투표를 합산한 전북 지역 투표율은 52.2%로 집계됐다. 특히 순창, 진안, 장수, 고창 등 군 지역에서는 70%를 넘어섰다. 이같은 전북 투표율은 전국 평균 50.9%를 웃도는 수치이자 전남 56.1%에 이어 전국 두 번째로 높은 수치다. 불과 4년 전인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 같은 시각 전북 투표율이 48.6%였던 점을 고려하면 도민들의 투표 참여 열기가 크게 높아진 것으로 분석된다.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가 진행 중인 3일 오전 전북 전주시 완산구 평화동 지곡초등학교에 마련된 제9투표소로에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하려는 유권자들이 줄지어 순서를 기다리고 있다. 전주=김동욱 기자

정치권에서는 이번 투표율 상승을 단순한 선거 관심 증가를 넘어 전북 정치 지형 변화의 신호로 해석하고 있다.

 

우선 지난해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민주주의 가치와 시민 참여의 중요성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진 점이 주요 배경으로 꼽힌다. 정치적 갈등과 국가적 위기 상황을 겪으면서 유권자들이 선거를 통해 의사를 표현해야 한다는 인식이 확산했고, 이는 투표장으로 이어졌다고 분석한다.

 

민주주의 공고화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 형성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과거 지방선거가 상대적으로 관심받지 못했던 것과 달리 이번 선거는 지역의 미래를 결정하는 중요한 선택이라는 인식이 확산하면서 참여율을 끌어올렸다는 평가다.

 

전북도지사 선거가 초박빙 양상으로 전개된 점도 투표율 상승의 중요한 요인이다. 더불어민주당 이원택 후보와 무소속 김관영 후보가 선거 막판까지 치열한 접전을 벌이면서 유권자들 사이에 “한 표가 결과를 바꿀 수 있다”는 위기의식과 참여 의지가 커졌다는 것이다. 실제로 이번 선거에서는 정책 경쟁보다 각종 의혹 제기와 고발전, 정당과 무소속 간 대결 구도가 부각되면서 선거 자체에 대한 관심도 크게 높아졌다.

 

사전 투표 제도의 정착도 빼놓을 수 없는 배경이다. 20여 년 동안 제도 개선과 홍보가 이어지면서 유권자들이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투표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됐고, 이는 실질적인 투표 참여 확대에 기여했다.

 

만 18세 이상으로 낮아진 투표 나이도 청년층의 정치 참여를 확대하는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전북선관위가 세대별 특성에 맞춘 홍보 전략을 지속적으로 추진한 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평가된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이번 높은 투표율이 단순히 선거 결과를 넘어 전북 정치 문화 변화의 출발점이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그동안 전북은 특정 정당 강세 지역이라는 인식 속에 지방선거 투표율이 전국 평균에 미치지 못하는 경우가 적지 않았지만, 이번 선거에서는 유권자들이 적극적으로 정치 과정에 참여하며 지역 현안과 후보 검증에 관심을 보였기 때문이다.

 

지역 정치권 관계자는 "이번 선거는 전북 유권자들이 정치에 무관심하다는 기존 인식을 뒤집은 선거로 평가할 수 있다"며 "높은 투표율은 지역 정치에 대한 기대와 요구가 그만큼 커졌다는 의미인 만큼 선출직 공직자들도 더 무거운 책임감을 가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