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9명의 죽음 앞에 결국 아무도 답하지 않았습니다. 단 한 명의 구속도, 기소도 이뤄지지 않은 현실 앞에 깊은 무력감을 느낍니다.”
지난 2024년 12월 29일 발생한 ‘무안공항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가 발생한 지 1년 5개월이 지났지만, 수사당국이 단 한 명의 책임자도 처벌하지 못하면서 유가족들의 고통이 극에 달하고 있다. 유가족들은 수사 인력 축소와 검찰의 기소 보류를 강력히 비판하며 성역 없는 수사와 진상규명을 촉구하고 나섰다.
‘12.29 무안공항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유가족협의회(이하 유가협)’는 3일 입장문을 내고 “전남경찰청에서 국가수사본부 산하 특별수사단(특수단)으로 수사가 이관됐을 때 신속한 처벌을 믿었지만, 결과는 참담했다”며 “특수단이 34명을 기소 의견으로 송치했음에도 검찰은 단 한 명도 기소하지 않았다”고 성토했다.
유가협에 따르면 검찰은 현재 기체 결함과 항공사 과실이 명백히 밝혀지지 않았다는 이유로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항철위)의 최종 결과 보고서가 나올 때까지 기소를 미루겠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유가협은 “항철위 조사는 재발 방지용일 뿐 형사 처벌을 위한 수사가 아니다”라며 “강제 수사권도 없는 항철위 결과에 수사기관이 의존하는 것을 결코 납득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수사 동력 상실에 대한 우려도 제기됐다. 특수단은 해체되지 않고 수사를 이어가기로 했으나, 수사 인력은 기존 48명에서 20명으로 대폭 축소된 상태다. 유가협은 “인력 축소는 수사 동력의 상실과 진상규명의 장기화로 이어질 것”이라며 “형식적인 연장이 아니라 전문 인력을 보강해 강력한 수사 의지를 행동으로 증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가족들은 수사당국에 4가지 핵심 요구사항을 전달했다. 우선 특수단 내 전문 인력을 보강해 기체 결함과 조종사 과실을 철저히 보완 수사할 것을 요구했다. 특히 대통령 지시 사항인 해외 전문가와의 공조 수사를 통해서라도 독자적인 검증 전문성을 확보할 것을 촉구했다.
이어 1년 5개월간 지속된 ‘깜깜이 수사’를 중단하고, 조사 및 수사 내용을 유가족에게 투명하게 공개할 것을 요청했다. 유가협은 “과연 항철위 발표 후 제대로 된 기소가 가능할지 의구심이 든다”며 “구체적인 기소 방향을 유가족 앞에 직접 밝히라”고 압박했다.
이미 증거가 명백한 범죄 혐의에 대한 검찰의 즉각적인 결단도 촉구했다. 부실 수습으로 인한 유해 방치와 국토교통부의 허위공문서 작성 혐의 등은 참사 원인 조사와 별개로 즉각 기소가 가능하다는 것이 유가족들의 주장이다.
유가협 관계자는 “지난 1년 5개월은 처절한 원망과 그리움 속에서 보낸 피눈물의 시간이었다”며 “기약 없는 잔인한 기다림이 반복되지 않도록 검찰과 경찰은 책임자 처벌의 높은 벽을 허물고 강력한 진상규명 의지를 보여달라”고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