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은 돌봄 인공지능(AI)과 관련된 윤리적 가이드를 만들었지만 우리는 지침조차 없이 도입돼 성적인 발언이 문제가 됐습니다. 일본은 여기에 국내 논란을 다시 소개하며 가이드라인을 더 세세하게 개선했습니다.”
봉제인형 형태 돌봄 AI에 관심을 가지게 된 건 토론회에서 만난 연구원과의 이러한 대화 내용이 계기였다.
AI와의 지속적인 소통은 과도한 정서적 의존을 유발해 기계를 인간으로 착각하게 만드는 문제가 있다. AI에게 가하던 언어폭력과 성희롱 습관이 실제 인간관계로 전이될 수 있다는 점도 지적된다. 학계가 ‘인간 중심 AI’를 강조하는 이유는 여기에 있다. AI에 익숙해진 인간이 현실의 타인에게 비인간적인 행동을 저지르는 부작용을 막을 윤리적 브레이크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인간 중심’의 범주에는 물론 돌봄노동자도 포함되어야 한다.
배설물 흡인·세척 로봇이 도입되더라도 노인의 피부 상태를 살피고 욕창을 예방하는 섬세한 영역은 결국 인간의 몫일 수밖에 없다. AI를 관리하는 최종 주체 역시 인간이다. 기술 도입이 돌봄노동자에게 관리 업무라는 부담을 가중시키면서도 “AI가 다 해주는데 뭐가 힘드냐”며 노동가치를 평가절하해서도 안 된다.
AI 기술이 가져올 현장의 부작용과 노동 소외에 대한 고민을 우리는 이미 시작했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