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마당] ‘체험학습 교사 면책’ 법률개정 신중해야

필자가 지난 5월부터 1개월 동안 랜덤(무작위 추출) 방식으로 경남 지역 초등학교 50개교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현장체험학습을 피하는 이유로, 현장학습은 다양한 변수가 발생하는데 교사가 전적으로 형사적 책임까지 져야 하는 불안 때문이라고 했다. 따라서 교사들을 보호할 법 제정이 우선되어야 한다고 했다.

5월28일 교육부의 ‘현장체험학습 지원방안’ 발표에 따르면, 교원과 보조인력 등은 고의·중과실이 없는 경우 면책하도록 법령을 개정하되 민사상 책임은 물론 형법 제268조(업무상 과실 치사상죄) 적용을 배제하겠다고 했다.

홍진옥 전 인제대 교수

교육부의 발표는 안전사고에 대한 교사의 처벌에 대한 불안과 공포에서 일부 진전된 조치로 보이나, 문제는 중과실 판단기준이 아주 모호하다는 데 있다.



즉 법률로 ‘과실과 중과실’의 기준을 구체적으로 명시하지 않는 한 재판에서 판사의 주관적인 판단에 따라 교사에게 불리하게 적용될 수 있다는 것이다.

만일 부모가 중과실이라고 민원을 제기할 경우 교사는 중과실이 아님을 재판에서 혼자서 입증해야 하는데, 법적으로 ‘중과실 기준’이 명시되어 있지 않다면 판사의 오판으로 교사만 피해를 본다.

따라서 다음과 같은 내용을 구체적으로 명확히 법률로 명시하기를 요구했다.

첫째, 교사의 면책권을 보장하려면 교사의 직무수행 과정에서 발생한 사고에 대해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이 명백히 입증되지 않는 경우 교사가 처벌받지 않는다는 법률 조항 명시가 필요하다.

둘째, 학교 안전법에 교사가 사전에 안전교육을 하고 교사가 교육활동의 기본 책무를 다했다면 ‘업무상 과실 치사상죄’를 적용하지 않는다는 내용을 명확히 법률로 명시해야 한다. 즉 교사의 명백한 귀책사유로 발생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공소 자체를 제기하지 못하도록 규정하는 ‘학교 안전사고 특례법’ 마련을 강력하게 촉구했다.

셋째, 현장학습 관련 행정 절차와 업무를 담당하는 부서를 각 학교에 신설하여 교사가 아닌 직원이 맡도록 하면 과도한 행정업무 처리와 학부모 민원 지옥에서 교사는 해방될 것이다.

바람직한 현장학습 지원방안으로는 현장학습 관련 업무를 교육청이 지원해 주는 방안인데, 사고의 일차적 책임을 위탁 기관(교육청)이 지게 되므로 교사들은 법적 책임에서 벗어나 학생 인솔에만 집중할 수 있다.

특히 안전사고 발생 및 전문 인력 배치로 발생하는 비용을 교육청 예산으로 지원해 주는 방안이다. 또 다른 방안은 미국처럼 ‘교사 면책 서약서’를 작성하고 보호자 동의를 받은 뒤에 현장체험을 하게 하는 방안이다.

교육부는 ‘교사 면책권’ 조항을 장기간에 걸쳐 충분한 여론수렴 과정과 논의를 거쳐 만들어야 한다. 왜냐하면 교사의 ‘중과실 기준’이야말로 교사의 교육활동을 지옥에서 해방하고 새로운 공교육을 출발시키는 지렛대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홍진옥 전 인제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