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이란, 이틀 연속 맞불 공습… 트럼프 “모즈타바 만나겠다”

종전협상 압박용 기싸움 지속

이란, 쿠웨이트 국제공항 공격
1명 사망… 당국 “이란 강력 규탄”

미군은 키슘 섬 기지 겨냥 타격
美국무 “핵 포기해야 제재 완화
이란 핵 보유 땐 북한보다 심각”

미국과 이란이 이틀 연속 공습을 주고받았다. 사상자가 발생할 정도로 휴전 시작 이후 가장 심각한 교전이 벌어지면서 양국 간 휴전 협정이 시험대에 올랐다. 이란의 고농축 우라늄 처리 문제 등으로 협상이 막판 교착 상태에 빠지면서 양국이 상대에 대한 타격을 협상 수단으로 사용하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3일(현지시간) 알자지라 방송 등에 따르면 쿠웨이트 외무부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쿠웨이트 국제공항을 포함한 민간 및 주요 시설을 표적으로 삼은 이번 공습으로 1명이 사망했고 외교 공관을 포함한 주요 시설이 피해를 보았다”며 “이란의 공격을 강력히 규탄한다”고 밝혔다. 쿠웨이트 보건부도 같은 날 “이란의 공항 공격으로 최소 63명이 다쳤다”고 발표했다. 이날 공격으로 쿠웨이트 국제공항 제1터미널이 직접 피격된 것으로 알려졌다. 쿠웨이트 항공 당국은 공항 운영을 전면 중단했다가 일부 재개했다.

쑥대밭 된 공항 3일(현지시간) 쿠웨이트 국제공항 여객 터미널이 이란의 공격을 받아 연기를 동반한 화재가 발생했다. 쿠웨이트 보건부는 이날 가해진 이란의 공항 공격으로 1명이 사망하고 63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캡처, AFP연합뉴스

이웃 국가인 바레인 군 당국도 이날 방공망이 미사일 3발과 드론 여러 대를 요격했다고 전했다.



이란 외무부는 성명에서 “미국이 역내 국가 영토와 기반시설을 식민주의적으로 이용했다”며 “침략 행위에 대해 쿠웨이트와 바레인 지도부가 직접적이고 명백한 책임이 있다”고 밝혔다.

전날에도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는 바레인의 미 해군 제5함대 기지와 쿠웨이트의 미 공군기지를 각각 미사일과 드론으로 타격했다. IRGC는 페르시아만을 지나던 상선을 순항미사일로 공격했다는 사실도 공개했다.

이에 미국은 호르무즈해협 키슘섬 공습으로 맞대응했다. 미 중부사령부는 이번 공습이 키슘섬의 ‘이란군 지상통제소’를 겨냥했다고 밝혔다. 중부사령부는 또한 이날 이란이 역내 해역을 정당하게 통항 중이던 민간선박들을 향해 발사한 공격용 드론 3대도 격추했다고 밝혔다. 미군은 미사일을 발사해 이란 하르그섬으로 향하던 보츠와나 국적 유조선도 봉쇄했다.

지난달 8일부터 휴전에 들어간 미국과 이란이 종전 양해각서(MOU) 서명에 가까워졌다는 보도가 지난달 23일부터 나왔지만, 정작 양국은 이후로도 지속해서 국지적 충돌을 반복하고 있다. 미국은 지난달 25일과 28일, 30∼31일 사이 호르무즈해협 인근 고루크와 키슘섬 등의 군사시설을 공습했고, 이란도 이에 맞서 지난달 28일과 31일에 미 공군기지를 향해 미사일과 드론을 발사했다. 이들 공습 역시 쿠웨이트의 알리 알살렘 미 공군기지 등을 겨냥했다.

미국과 이란이 종전 MOU를 두고 상대를 압박하기 위해 제한적 수준의 물리적 타격을 동원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양국 모두 공격 후 ‘자위권 행사’ 등 명분을 강조하며 확전에 조심스러운 모습을 보이는 것이 이런 분석에 힘을 더한다. 협상을 위한 어느 정도의 양보가 불가피한 상황에서 자국 강경파를 달래기 위한 정치적 제스처 차원의 공습이라는 해석도 존재한다.

현재 양국 협상은 고농축 우라늄 처리·제재 완화 문제에서 간극이 좁혀지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마코 루비오 미 국무부 장관은 이날 연방의회 상원 외교위원회 청문회에서 “이란은 고농축 우라늄을 보유하고 핵 활동을 해서 제재를 받았다. 그들이 이런 것들을 내려놓기로 한다면 그들의 약속 및 이행에 연계된 제재 완화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루비오 장관은 “이란이 핵무기를 보유하게 된다면 그들의 의사결정이 종교적 성격을 띠고 있는 점을 고려할 때, 그들이 그것을 사용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며 “그들은 북한처럼 될 수 있고 그보다 더 나쁠 것”이라며 “더 자금이 풍부하기 때문”이라고 답변했다.

한편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3일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세예드 모즈타바 하메네이를 만나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그는 이날 공개된 미 일간 뉴욕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모즈타바 하메네이가 종전 협상 과정에서 이란의 의사결정에 분명히 관여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