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압승 기세 몰아 정국 주도권 확보… 집권 2년차 李정부 국정 운영 가속도 [6·3 국민의 선택]

탄력받은 민주당

‘내란 심판론’ 민심 투표에 반영
개혁 입법 등 다시 밀어붙일 듯
후반기 원구성 협상 충돌 예고
정청래 연임 가도에도 힘 실려

6·3 지방선거에서 승기를 잡은 더불어민주당은 선거 이후 정국 주도권을 한층 강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당장 집권 2년 차를 맞는 이재명정부의 국정 운영에 탄력이 붙고, 정부·여당이 추진하는 각종 개혁 정책에도 힘이 실릴 가능성이 크다. 민주당은 승리의 여세를 몰아 국민의힘을 상대로 양보 없는 원 구성 협상에 나서고, 정부 정책을 뒷받침할 쟁점 법안 처리에도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야당도 대여 투쟁으로 맞설 것으로 보여 여야 관계는 한층 경색되고 협치는 더 멀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출구조사 지켜보는 與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앞줄 왼쪽 두번째)와 한병도 원내대표(〃 세 번째)가 3일 국회 의원회관에 마련된 민주당 6·3 지방선거 개표상황실에서 방송3사 출구조사 결과를 지켜보던 중 대화를 나누고 있다.이재문 기자

민주당은 이번 선거 결과를 이재명정부에 대한 국정지원 여론이 확인된 것으로 보고 있다. 이재명정부에 힘을 실어야 한다는 ‘국정지원론’과 국민의힘을 겨냥한 ‘내란심판론’에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된 것이 선거 승리의 요인이라는 판단이다. 서울 지역의 한 의원은 “변화의 필요성이 선거에 반영됐다고 본다. 특히 서울의 경우 국민의힘 소속인 오세훈 시장이 여러 브랜드를 내세웠지만 실적이 없었다”며 “이재명정부와 협력해 성과를 낼 수 있는 시장이 필요하다는 여론이 투표에 반영됐을 것”이라고 했다.

선거 역풍을 우려해 속도 조절에 들어갔던 개혁 입법도 다시 추진될 가능성이 크다. 민주당은 윤석열정부 검찰의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 대장동 사건 등 조작기소 의혹을 수사하는 ‘윤석열 정권 조작기소 특검법’ 처리에 다시 드라이브를 걸 것으로 보인다. 헌법 전문에 5·18민주화운동과 부마민주항쟁 정신 계승을 담고, 국회의 계엄 통제권을 강화하는 내용의 개헌안을 재추진할 개연성도 있다. 해당 개헌안은 앞서 국민의힘 반대로 무산된 바 있다.



여야는 22대 국회 후반기 원 구성 과정에서부터 정면 충돌할 조짐이다. 민주당과 국민의힘은 5일 본회의에서 차기 국회의장단을 선출한 뒤 곧장 원 구성 협상에 나설 예정이다. 민주당은 국민의힘의 법제사법위원장직 요구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 확고하다. 한병도 원내대표는 18개 상임위를 전부 가져올 수 있다는 뜻을 내비쳤고, 차기 국회의장에 내정된 민주당 조정식 의원도 “법사위는 집권 여당이 하는 것”이라고 했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선거 승리로 이 대통령은 향후 4년 동안 가장 강력한 권력으로 국정을 주도하게 될 것이다. 민주화 이후 가장 강력한 대통령이 될 것”이라고 했다. 박 평론가는 이어 “여당이 국민의힘에 협조할 이유도, 협조를 구할 이유도 없어질 것이다. 국민의힘은 야당으로서 존재감이라도 찾아야 하니 협치와 멀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번 선거 결과는 정 대표의 연임 가도에도 힘을 실을 수 있다. 권리당원 지지세가 강한 정 대표는 대의원·권리당원 1인1표제 도입으로 이미 유리한 고지를 선점한 상태다. 지방선거 승리까지 더해질 경우 8월 전당대회 연임 도전 명분이 한층 분명해질 수 있다. 당권을 다시 쥘 경우 차기 총선 공천권은 물론, 차기 대선 구도에서 영향력을 키울 발판을 확보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다만 민주당이 우세한 성적표를 받아들고도 마냥 웃을 수만은 없다는 시각도 있다. 서울 등 주요 승부처에서 접전을 피하지 못했고, 텃밭인 전북에서도 무소속 김관영 후보를 상대로 고전하면서 책임론의 불씨가 남았기 때문이다. 유인태 전 국회 사무총장은 SBS라디오에서 “무소속 후보가 저렇게 강세를 보인 현상 자체가 정 대표에게는 굉장한 악재”라며 “돈 준 것이 드러난 후보가 강세를 보이는 건 정 대표 처신에 문제가 있는 것 아니겠나”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한 친명(친이재명)계 의원은 “정 대표가 다음 총선을 이끌 만한 소구력, 표를 얻을 능력이 없는 것 아니냐는 비판과 함께 총선을 이끌 당대표로는 적절하지 않다는 시각이 확산될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