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 지선] 뱃지 달고 돌아온 한동훈…보수재편 주도권 잡을까

국힘서 제명 반년 만에 부산서 터잡고 국회 입성…복당 여부·차기 당권 주목

"기다려달라. 저는 반드시 돌아오겠다."

 

이 말을 남기고 국민의힘에서 쫓겨나 부산 북갑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무소속으로 출마한 한동훈 후보가 4일 개표 결과 당선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초선 의원으로 국회에 입성할 것으로 보인다.

 

정치 입문 후 당적 제명이라는 최대 위기를 자력으로 극복하고 체급을 키워 화려하게 재기하는 셈이다.

 

무소속 한동훈 부산 북갑 국회의원 보궐선거 후보가 4일 부산 북구 선거사무소에서 당선이 확정된 후 손을 맞잡고 있다.

대조적으로 그를 제명한 '친정' 국민의힘은 이번 선거에서 참패라는 평가를 부인하기 어려운 성적표를 받아 들면서 한 후보 당선은 한층 더 주목받게 됐다.

 

지난 총선에서 부산 18개 지역구 가운데 유일하게 더불어민주당에 내줬던 국회의원 1석을 빼앗아 오는 데 성공한 한 후보는 보수 진영에서 유력한 차기 주자 반열에 이름을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 '국힘서 제명' 최대 위기 딛고 정치 입문 2년 반 만에 금배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이날 오전 2시 개표율 99.51% 기준으로 한 후보는 부산 북갑 보선에서 42.99%의 득표율을 얻어 더불어민주당 하정우 후보(41.24%), 국민의힘 박민식 후보(15.76%)를 앞서 있다.

 

서울 태생인 한 후보가 부산 북갑에 둥지를 트는 과정은 드라마틱했다.

 

윤석열 정부 초대 법무부 장관을 지낸 한 후보는 2023년 12월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으로 추대되며 정치에 발을 들였다.

 

이듬해 4·10 총선을 앞두고 '구원 투수'로 등판했지만, 국민의힘이 총선에서 108석을 얻는 데 그치는 참패를 기록하면서 비대위원장에서 물러났다.

 

그러나 총선 패배 후 3개월 뒤 치러진 전당대회에서 62.8%의 득표율로 당 대표에 선출되며 화려하게 복귀했다.

 

그가 윤석열 전 대통령과 주요 현안을 놓고 잇따라 충돌하던 와중에 2024년 12월 3일 윤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탄핵 정국이 이어지며 한 후보는 여당 대표로서 책임을 지고 직에서 다시 물러났다.

 

이후 조기 대선 국면에서 국민의힘 대선 경선에 참여했으나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에서 패했다. 나아가 올해 1월 29일에는 이른바 '당원 게시판' 사태로 장동혁 대표 체제에서 당에서 제명되며 최대 위기에 내몰렸다.

 

한때 대구 중진 의원의 대구시장 출마로 공석이 생기면 '보수의 심장' 대구에서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이 있었지만, 한 후보는 부산 북갑을 선택하고 이 지역에서 보궐선거가 확정되기 전에 사실상 출마 선언을 하며 선거전에 뛰어들었다.

 

◇ '복당' 문제 최대 쟁점으로…친한계 "시간문제" vs 당권파 "절대 불가"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 체제에서 제명된 한 후보는 그간 복당 의지를 여러 차례 밝힌 만큼 향후 당으로의 복귀를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 이 과정에서 한 후보 복당은 절대 없다는 당권파와 한 후보 복당을 지지하는 친한(친한동훈)계·소장파 의원 간 충돌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친한계 의원은 통화에서 "장 대표가 단일화도 못 하게 하고 의원들이 못 돕게 징계 협박을 하는 가운데 한 후보가 외롭게 싸워 국민의 선택을 당당하게 받아냈다"며 "당권파가 아무리 막으려 해도 복당은 시간 문제"라고 주장했다.

 

영남권 중진 의원은 연합뉴스에 "한 후보가 원내에 입성했으니 이제는 화합해야 한다"며 "지난 일들은 다 잊고 이재명 정권의 폭정에 맞서 싸워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반면 장 대표가 임명한 조광한 최고위원은 전날 YTN 라디오 인터뷰에서 "한 전 대표는 보수를 지키고자 하는 염원을 가진 분들한테는 이미 평가가 끝난 분이고 외면의 대상"이라며 "복당은 불가능한 일이라고 단언해 얘기할 수 있다"고 말했다.

 

최수진 원내수석대변인은 이날 MBC라디오에서 "여러 가지 변수가 많아 복당에 대한 여건들이 만들어질 수 있을까"라며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일각에선 지도부가 복당을 불허할 경우 '제명 효력 정지 가처분 신청'을 내는 방안도 여전히 유효한 카드라는 의견도 있다.

 

당내에서는 한 후보의 복당 문제가 결국 장동혁 체제 존속 여부, 조만간 있을 차기 원내대표 선거 결과 등 여러 변수와 맞물려 진행될 것으로 보는 관측이 우세하다.

 

한 후보는 당분간 국회에서 이재명 정부에 맞서는 '대여 공격 선봉장' 역할을 자처하는 동시에, 장동혁 지도부를 정조준하며 보수 재건 적임자가 본인임을 부각하는 데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 동시에 한 후보는 국민의힘 내 합리적 중도·개혁 보수 성향의 의원들을 자신의 '우군'으로 확보하는 데 힘쓰며 2028년 총선 공천권이 걸린 차기 당권에 대비할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