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가 발생한 서울 송파구 잠실7동 제2투표소 앞에서 투표함 반출을 둘러싼 밤샘 대치가 이어지고 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재선거나 선거 무효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유지 중이다.
4일 선관위와 연합뉴스 등에 따르면 현재 반출되지 못한 잠실7동 투표함 2개에는 약 2000명의 투표분이 묶인 것으로 추산된다. 이곳에서는 선거인명부 대조전표를 받은 유권자들에 한해 투표 마감 시각을 오후 6시에서 오후 10시로 연장해 투표를 진행했다. 전날 오후 11시50분쯤 투표 종료를 공식 확인한 바 있다.
이날 오전 7시 기준 보수 성향 유튜버와 시민 등 약 200명이 송파구 우성아파트 경로당에 설치된 잠실7동 제2투표소 입구를 둘러싼 채 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전날 밤 경찰 비공식 추산 300여명이 집결했던 시위대는 아침이 되면서 일부가 출근 등으로 이탈해 규모가 다소 감소했다.
선관위는 물리적 충돌 우려 등을 고려해 당장 이송을 강행하지 않겠다는 입장이지만, 현장 대치는 계속되고 있다. 전날 오후 10시부터 이곳에 몰린 시위대는 ‘개표 즉각 중단’이라고 적힌 손팻말을 들고 태극기를 흔들며 “부정선거”를 외쳤다. 현장에는 20~30대 남성이 다수를 차지한 것으로 전해졌다.
밤사이 국민의힘 김재섭·김은혜·신동욱 의원 등이 잇달아 현장을 찾았으나 교착 상태는 계속 되고 있다. 부정선거 의혹을 제기해온 자유와혁신 황교안 대표도 현장을 찾아 현재까지 시위대와 함께 투표소 앞을 지키고 있다. 황 대표는 “6·3 지방선거는 원천 무효”라며 개표 중단을 요구하며 재선거를 실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밤샘 시위가 이어지면서 주민 불편도 빚어졌다. 출근 차량이 아파트 단지를 빠져나갈 때마다 시위대가 길을 터주고 있으며, 일부 주민은 소음과 통행 불편 등을 이유로 항의하기도 했다.
서울시선관위 협조 요청을 받은 경찰은 경력을 집중 배치한 상태다. 서울경찰청에 따르면 현장 경력은 가장 많았던 오전 3시 기준 관할 경찰서 인력과 기동대를 포함해 약 470명이 투입됐다. 기동대 인력이 투표소 앞까지 출동하기도 했으나, 시민 안전 등을 이유로 현재는 아파트 단지 밖으로 물러나 대기 태세만 유지하고 있다.
선관위는 이날 긴급위원회를 열고 “일부 투표소의 투표용지 부족으로 발생한 이번 사안은 공직선거법에 따른 선거의 연기나 재선거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현재 진행되는 개표를 중단하는 것은 불가하며 해당 투표소에서 투표한 유권자의 의사를 확인할 수 있도록 투표함은 개표소로 이송돼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개표가 종료되면 즉시 이번 사안에 대한 진상 규명 및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가능한 최선의 노력을 다하기로 결정했다”며 “선관위 실책으로 인해 유권자에게 큰 실망과 염려를 끼쳐 드리게 돼 크나큰 책임을 통감한다”고 했다.
서울시선관위는 이날 오전 4시27분 입장문을 통해 “중앙선관위 입장과 뜻을 같이하며 잠실7동 제2투표소 투표함 이송을 강행하지는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오전 7시25분 기준 서울시장 선거는 94.12%의 개표율을 보인 가운데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가 48.69%를 기록하면서 48.59%를 얻은 정원오 후보를 처음으로 앞섰다. 투표 용지 부족 사태로 개표가 지연되면서 오전에나 당선자가 판명날 가능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