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조국혁신당 후보들이 더불어민주당의 강고한 텃밭이자 ‘현역 프리미엄’이 버티고 있던 전남 신안과 장흥에서 잇따라 대역전극을 펼치며 당선되는 기염을 토했다. 민주당 공천이 곧 당선이라는 호남의 해묵은 선거 공식이 깨지면서 지역 정가에 거센 지각변동이 일고 있다.
4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선거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전남 신안군수 선거에서 조국혁신당 김태성 후보가 1만 4215표(52.79%)를 득표해, 1만 2710표(47.20%)에 그친 민주당 박우량 후보를 물리치고 당선을 확정 지었다. 전국 최초로 ‘징검다리 5선’이라는 대기록에 도전했던 거물 정치인 박 후보를 정치 신예가 꺾는 초유의 이변이 연출된 것이다.
육군 소장 출신인 김 당선인은 민주당에 입당해 이재명 대선 캠프 등에서 안보 전문가로 활동하며 정치에 입문했다. 제22대 총선 경선에서 고배를 마신 후, 이번 지방선거를 앞두고 불법 당원모집 혐의로 민주당에서 제명되는 시련을 겪었다. 그러나 탈당 후 조국혁신당에 둥지를 틀고 무소속 후보들과의 극적인 단일화를 이뤄내며 단숨에 세를 확장했다. 개표 초반 박 후보에게 밀리던 김 당선인은 개표율 9% 시점부터 역전에 성공한 뒤 승기를 굳혔다.
김 당선인은 “겸손하고 낮은 자세로 군민을 하늘처럼 받들겠다”며 “이제 겨우 계당산 계수나무 숲에서 가지 하나를 얻고(桂堂一枝), 곤륜산의 옥 한 조각을 얻었을 뿐(崑山片玉)이다. 선거 과정의 반목을 털어내고 하나 된 신안을 건설하겠다”고 소회를 밝혔다.
같은 시각 전남 장흥군수 선거에서도 조국혁신당 사순문 후보가 현직 군수인 민주당 김성 후보를 누르고 감격의 당선증을 거머쥐었다. 사 후보는 1만 1343표(50.57%)를 얻어 김 후보(1만 1084표·49.42%)를 불과 259표 차이로 제치고 대역전극의 주인공이 됐다.
두 후보의 대결은 민선 8기에 이은 치열한 ‘리턴매치’로 주목받았다. 4년 전 민주당 소속 도의원이었던 사 후보는 불공정 경선에 반발해 탈당 후 무소속으로 출마했으나 민주당의 벽을 넘지 못하고 패했다. 이후 ‘와신상담’의 심정으로 조국혁신당에 조기 합류해 “무능한 단체장을 양산하는 민주당 독점 구조를 깨야 한다”며 인물 교체론을 전면에 내걸었다.
과거 군의원 선거 두 차례 낙선에 이어 지난 군수 선거까지 세 번의 고배를 마셨던 사 후보는 이번 승리로 지역 정가에서 ‘오뚜기 군수’라는 별칭을 얻으며 화려하게 재기했다. 사 당선인은 성균관대 법학과를 졸업하고 영국 헐대 정치학 박사과정을 수료했으며, 통일부 장관 보좌관 등을 지낸 정책통이다.
사 당선인은 “오늘의 승리는 변화를 선택해 주신 위대한 군민의 승리”라며 “경쟁 과정에서 누구를 지지했든 모두가 소중한 장흥군민인 만큼, 갈라진 민심을 치유하고 행정력과 성과로 군민들의 신뢰에 반드시 보답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