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이 헌법재판소에서 심리 중인 '재판소원 1호' 사건에 대한 답변서를 헌재에 제출하지 않기로 했다.
심판 역할을 해야 할 법원이 소송의 한쪽 당사자인 피청구인에 반박하는 취지의 답변을 제출할 경우 중립성이 훼손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대법원은 지난 3월 녹십자가 청구한 '백신 입찰 담합 과징금' 재판소원 사건 답변서를 제출 기한인 4일까지 헌재에 제출하지 않았다.
법원은 전원재판부에 회부된 나머지 재판소원 5건에 대해서도 향후 추이를 지켜본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헌재는 답변서 제출이 의무 사항이 아니고 제출하지 않더라도 심리에 문제는 없다는 입장이다.
헌재 관계자는 "헌재는 직권 심리를 하기 때문에 제출된 자료만으로 판단하는 것이 아니라 (답변서는) 참고 자료가 될 뿐 없다고 해서 심리에 지장이 생기는 것은 아니다"라며 "만약 차후에라도 의견을 내면 참고해서 심리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사건은 재판소원 제도 시행 이후 처음으로 지정재판부 사전심사를 통과해 본격 심리를 위한 전원재판부에 회부된 사건이다.
녹십자는 앞서 백신 구매 입찰 담합을 이유로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과징금 20억원 처분을 받자 불복 소송을 냈으나 대법원에서 패소가 확정됐다.
녹십자는 관련 형사 사건에선 무죄를 확정받아 과징금 사건과 상반된 결론이 나왔는데도, 대법원이 과징금 사건에선 본격 심리 없이 심리불속행 기각으로 패소 판결을 확정 지어 헌법상 재판받을 권리를 침해당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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