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 7동 주민들의 피해는 누가 보상하나 [현장메모]

“설마설마했는데 부정선거가 진짜였나봐!”

 

스마트폰 조명과 카메라가 어지럽게 뒤엉킨 잠실7동 제2투표소 앞. 밤하늘에 쩌렁쩌렁 울려 퍼지는 보수 유튜버들의 “개표 중지, 선거 무효” 외침 속에서, 한 주민의 격앙된 목소리가 귓가를 때렸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어처구니없는 행정 실책이 실체 없는 ‘음모론’에 불과했던 부정선거론에 실재하는 육체를 부여하는 순간이었다. 참정권을 침해당했다는 유권자들의 원망은 거친 욕설로 터져 나왔고, 구경 나온 어린 학생들의 시선 따위는 아랑곳하지 않는 아수라장이 펼쳐졌다. 휴일을 차분히 마무리했을 저녁 시간이 고성과 욕설로 얼룩진 것이다. 

 

투표용지 부족이라는 초유의 사태가 촉발한 혼란은 밤샘 고성과 확성기 소음으로 번졌다. 서울경찰청에 접수된 관련 112 신고만 무려 135건. 자정을 넘기자 갈등의 화살은 선관위를 넘어 이웃 간의 싸움으로 향했다. 소음을 참다못한 한 주민이 “이 동네 주민 아니면 이제 그만하라”고 외치자, 시위대에 동조하던 다른 주민이 “나도 이 동네 주민”이라며 맞받아쳤다. 멱살잡이 직전까지 가는 아슬아슬한 대치 속에 평온해야 할 주민들의 밤은 불쾌한 불면이 자리를 꿰찼다.

채명준 사회부 기자

이튿날 출근길, 잠실 우성아파트 주민들의 미간은 다시 찌푸려졌다. 밤새 끝나지 않은 대치 국면 탓에 단지 내부를 가득 메운 경찰 기동대 버스와 시위대 및 언론사 차량이 출근길 발을 묶었기 때문이다. 잠을 설쳐 피로와 짜증이 가득 찬 주민들은 붉어진 눈을 비비며 멈춰 선 차량 행렬 속에서 신경질적인 경적을 울려댔다. 주민들에게는 그 어느 때보다 길었을 24시간일 터다. 

 

선관위의 안일한 행정이 음모론자들에게는 축제의 장을 열어줬고, 선량한 주민들에게는 고통의 밤을 선사했다. 보수 유튜버들이 자극적인 생중계로 조회수와 후원금을 쓸어 담으며 축제를 즐기는 사이, 주민들에게 주어진 것은 분노와 피곤뿐이었다. 이들이 입은 유·무형의 손실은 과연 누가, 어떻게 보상할 것인가. 선관위의 영혼 없는 사과 한마디로는 한참 부족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