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3일 치러진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정치권의 시선이 ‘추계 추씨(秋溪 秋氏)’ 문중으로 쏠리고 있다. 여야의 핵심 요충지인 대구시장과 경기지사에 ‘추계 추씨’ 문중인 국민의힘 추경호 의원과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이 각각 당선됐기 때문이다.
대한민국 전체 인구의 0.1%도 안 되는 약 5만여명의 희귀 성씨에서 보수와 진보 진영의 광역단체장이 동시에 배출된 것은 전례 없는 일로, 두 후보의 뿌리인 대구 달성군 집성촌도 주목받고 있다.
4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추 당선자는 53.92%의 득표율로 45.5% 득표율을 보인 더불어민주당 김부겸 후보를 누르고 당선됐다.
추 후보는 당선 인사를 통해 “그동안 많은 성원과 지지를 보내주신 시민 여러분께 감사 말씀을 드린다. 성원도 보내주셨지만 따끔한 질책도 있으셨다”며 “그 모든 것을 제가 가슴에 잘 담고 앞으로 시정을 수행하는 데 잘 녹여 시민의 삶이 더 나아지고 대구 경제가 활성화되도록 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최대 승부처인 경기도지사 선거에서도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후보가 국민의힘 양향자 후보를 득표율 15.67%포인트 차로 누르고 당선됐다. 이로써 추 후보는 헌정사상 첫 '여성 광역단체장'이라는 타이틀을 거머쥐게 됐다.
흥미로운 점은 두 후보가 당적은 다르지만, 대구 달성군을 고향으로 둔 문중 ‘조손(祖孫)’ 사이라는 점이다. 두 후보의 뿌리는 대구 달성군 다사읍 이천리∙세천리에 있는 추계 추씨 집성촌이다. 이곳은 고려 시대 ‘명심보감’을 편저한 추적(秋適) 선생을 모신 인흥서원이 자리 잡은 곳으로, 가문의 정신적 지주 역할을 하는 유서 깊은 지역이다. 추 의원은 돈암공파 15세손으로 이름 끝자인 ‘호(鎬)’ 자 항렬을 쓰는 것으로 알려졌다.
추계 추씨는 경기 용인시 처인구 양지읍 추계리가 본관이지만 역사적 부침을 거치며 대구 달성을 비롯해 충남 부여∙공주∙보령, 경기 광주 등 전국 각지에 집성촌을 이뤄 살고 있다. 소수 성씨에 해당하지만 여야의 핵심 요충지인 ‘대구’와 ‘경기도’의 사령관 후보를 동시에 낸 것을 두고 정가에서는 “추씨 가문의 저력”이라는 말이 나온다.
추계 추씨 문중 관계자는 “한 문중에서 여야 핵심 광역단체장이 동시에 나온 것은 전례가 없는 경사”라고 기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