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왕설래] 먹방 스타 젠슨 황

해마다 대만에서 열리는 아시아 최대 정보기술(IT) 전시회 컴퓨텍스는 엔비디아의 자체 인공지능(AI) 콘퍼런스인 ‘GTC 타이베이’로 더욱 성황을 이룬다. 엔비디아의 젠슨 황 최고경영자(CEO)도 꼬박꼬박 참석하는데, 대만계 미국인인 그는 구름관중을 몰고 다닌다. 엔비디아는 지난 1일부터 시작된 올해 행사 기간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에 “GTC 타이베이에 있다면 꼭 야시장에 방문해야 한다”며 음식 소개 영상을 올렸는데, 대만 연합보는 이를 두고 ‘세심히 설계된 브랜드 관리전략’으로 분석했다. AI·반도체 전문용어에 공감하기 어려운 대중이 야시장, 간식, 길거리 문화 덕에 자연스럽게 GTC 타이베이와 엔비디아에 관심을 갖고, SNS에서도 더 쉽게 토론·공유하게 됐다는 것이다.

젠슨 황이 지난 1일 타이베이의 한 식당에서 한국 기업인을 위해 마련한 만찬에는 최태원 SK그룹 회장 등 참석자 면면보다 식당 메뉴판이 화제를 뿌렸다. 가장 비싼 게 약 3만4000원이는데, 황 CEO는 사업 협력을 위한 정서적인 공감대를 확대하는 한편 서민적인 인간미까지 주목받았다. 그간 방문 국가마다 길거리 음식을 즐기며 주변 시민과 스스럼없이 어울리는 모습이 자주 공개된 젠슨 황은 먹방 스타라는 별칭까지 얻었다. 작년 10월 방한 때도 이재용 삼성전자,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과의 ‘깐부 회동’으로 친근함을 더했다. 셀럽 이미지까지 더해지면서 전 세계 AI 붐을 이끄는 황 CEO의 방문 소식만 들려도 그 회사의 주가가 급등할 정도다. 오늘 오후 다시 방한할 예정인 그의 동선과 관련해선 국내 상장사 주가 움직임을 실시간으로 보여주는 ‘젠슨 황의 발자취’ 사이트까지 생겼다. 누적 방문자가 수만명에 이른다.

나흘간 한국에 머무는 황 CEO는 주요 기업 총수와 회동, 업계 및 대학 연구진·학생과의 간담회, tvN 토크쇼 ‘유 퀴즈 온 더 블럭’ 출연, 프로야구 시구 등의 일정을 소화할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 일정을 방불케 한다. 오늘 저녁 최태원, 정의선, 구광모 LG그룹 회장, 이해진 네이버 의장 등과는 ‘삼겹살 소맥(소주+맥주) 회동’이 예정돼 있다. 이 소식에 외식업계까지 들썩인다는데, 삼겹살 소맥 회동이 골목상권 활성화로도 이어지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