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대 17’에서 ‘17대 8’로.
숫자는 그대로였지만 주인은 바뀌었다. 지난 4년간 국민의힘이 우위였던 서울 25개 자치구 권력지형이 정반대로 재편됐다. 전통적인 ‘스윙 보터’ 지역으로 꼽히는 ‘한강벨트’에선 지역별로 표심이 엇갈렸다. 재개발·재건축 이슈에 민감한 지역을 중심으로 보수층과 중도층이 결집한 영향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6·3 서울 구청장 선거에서 민주당은 17곳, 국민의힘은 8곳에서 승리했다. 특히 민주당은 4년 전 국민의힘이 강세를 보였던 한강벨트 지역에서 선전했다. 민주당은 4년 전 마포·용산·성동·광진·영등포·동작 가운데 성동을 제외한 5곳을 국민의힘에 내줬지만 이번 선거에선 성동을 포함해 마포·영등포·동작에서 7∼10%포인트 차로 국민의힘 후보를 눌렀다. 마포구에서는 두 차례 맞대결에서 1승 1패를 주고받았던 유동균 후보가 현직 구청장인 박강수 후보를 꺾고 4년 만에 구청장직을 탈환해 주목을 받았다.
국민의힘은 전통적인 강세 지역인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와 강동구를 지켰다. 특히 전성수 후보(서초구)는 당선인 중 가장 높은 득표율인 66.4%를 기록하며 재선에 성공했다. 투표용지 부족 사태가 발생한 송파구에서도 서강석 후보가 막판 역전에 성공했다. 광진·용산 등 한강벨트 일부 지역도 지켰다. 양천구에서는 이기재 후보가, 중구에서는 김길성 후보가 재선에 성공했다.
4년 전과 선거 결과가 달라진 이유로 국민의힘의 쇄신 실패가 꼽힌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사태 이후 비판 여론이 이어진 가운데 ‘절윤’을 둘러싼 당내 갈등까지 겹치며 선거 전략에 혼선이 빚어졌다는 것이다. 반면 민주당은 이재명정부 출범 초기 ‘허니문 기간’을 활용해 중앙정부와 손발을 맞춰 일하겠다는 구호를 앞세워 우위를 점했다는 분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