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번째 표결 만에… 美하원 ‘이란전 중단 결의안’ 통과

美·이란 협상 출구 기대감

공화당 의원 4명 이탈… 균열 조짐
상원 통과해도 법적 효력 불확실
트럼프 “이란과 협상 잘 진행 중”
주말 MOU 체결 가능성 또 언급

美·이·레바논, 안전지대 신설 합의
헤즈볼라 불참… 수용 여부 불투명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의회 승인 없이 이란과 전쟁을 할 수 있는 권한을 제한하기 위한 결의안이 공화당 이탈표에 힘입어 미 연방하원을 통과했다. 이스라엘과 레바논은 휴전을 유지하고 안전지대를 신설하는 데 합의했다. 작아지는 트럼프 대통령의 입지와 이스라엘·레바논 합의 등이 미국과 이란의 종전 협상에 직간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 워싱턴DC의 미 연방의회 의사당 모습. AP연합뉴스

4일(현지시간) 하원 본회의에서 해당 결의안은 찬성 215표, 반대 208표로 가결됐다. 민주당이 주도한 이 결의안은 트럼프 대통령이 ‘임박한 공격’으로부터 미국과 동맹국, 파트너 국가를 방어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의회 승인 없이 이란에 대한 적대행위에 참여 중인 미군을 철수하도록 요구하는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하원은 공화당이 과반 의석을 보유하고 있지만 공화당 의원 4명이 민주당에 가세하면서 결의안이 통과됐다. 이란 전쟁 개시 이후 미 하원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전쟁 권한을 제한하기 위한 결의안이 세 차례 부결됐지만, 이번에는 공화당 이탈표가 나오면서 통과됐다.

 

트럼프 대통령의 전쟁 권한을 제한하는 결의안은 곧 상원 표결에 부쳐질 예정이다. 다만 상원을 통과하더라도 실제 법적 효력을 가질 수 있을지는 불확실하다는 평이다. 이 때문에 로이터통신 등은 이날 하원 통과는 상징적 의미가 크다고 분석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의회가 대통령의 전쟁 권한을 제한하려는 시도를 위헌이라고 주장하고 있으나. 앞서 상원에서도 유사한 내용의 결의안이 8번째 시도 만에 본회의에 상정된 상태다.

 

뉴욕타임스(NYT)는 “공화당 의원들과 트럼프 대통령 사이의 균열을 보여주는 사례”라며 “트럼프 대통령에게는 정치적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중동평화’ 속도 붙을까 예히엘 라이터 주미 이스라엘 대사(왼쪽부터)와 대니얼 훌러 국무부 비서실장, 미셸 이사 주레바논 미국 대사, 나다 하마데 주미 레바논 대사가 3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국무부에서 미국이 주최한 이스라엘·레바논 대표단 회담에 참석하고 있다. 이스라엘과 레바논은 이날 헤즈볼라가 개입할 수 없는 시범 지역을 설치하기로 합의했다. 워싱턴=AFP연합뉴스

미국의 중재하에 열린 회담을 가진 이스라엘과 레바논은 공동성명에서 휴전 협정을 연장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번 휴전은 레바논 남부 리타니강 이남 지역에서 레바논 친이란 무장정파 헤즈볼라의 완전한 공격 중단과 모든 헤즈볼라 대원의 철수를 전제로 한다. 또 레바논 정부군이 독점적으로 통제하는 시범 구역을 최대한 빨리 조성하기로 합의했다. 레바논 정부가 헤즈볼라 등이 개입하지 못하도록 해당 구역에 대한 통제권을 행사하겠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이에 대해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 측은 이스라엘군이 전쟁 전 지점으로 철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스라엘과 레바논은 지난 4월 휴전에 합의한 뒤에도 충돌을 이어오면서 종전 협상에 최대 변수로 작용하고 있는데, 이란이 일종의 ‘기준점’을 제시한 셈이다.

 

다만 헤즈볼라가 회담에 참여하지 않아 수용 여부가 불투명한 데다 이스라엘도 당분간 레바논 남부에서 군사작전을 지속하겠다는 뜻을 밝혀 회담 실효성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도 제기된다. 휴전 연장 합의 이튿날인 4일 유엔 레바논 평화유지군(UNIFIL)은 기지에 박격포탄 공격을 받아 대원 1명이 숨지고 2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이스라엘군은 이 공격이 헤즈볼라의 소행이라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과의 종전 협상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도 “잘 진행되고 있다”고 재차 밝히면서 “이론적으로는 그들이 문서에 서명하는 데 상당히 가까워진 상태”라고 말했다. 이날 그는 이란이 핵무기 개발은 물론 구매도 하지 않겠다는 데 동의했다고 거듭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란과 종전 양해각서(MOU) 서명이 이뤄지는 즉시 호르무즈해협이 개방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