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새로운 핵 시설을 공개하며 핵무기의 대량 생산 역량을 과시한 배경에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방북 가능성과 미국과 이란의 종전 협상 국면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대외적으로는 고도화한 핵 능력을 각인시키고, 핵보유국으로서 비핵화는 더 이상 협상 대상이 아니란 점을 분명히 하려는 의도란 것이다.
4일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전날 새로 건설해 운영 중인 핵물질생산공장을 현지지도하며 핵 무력 강화 의지를 거듭 밝혔다. 특히 핵물질 생산능력이 기존의 2배를 넘어섰다고 공개적으로 밝힌 것은 비핵화 논의에 선을 긋기 위한 대외 메시지로 읽힌다.
이 같은 메시지 발신 배경으론 시 주석의 방북 가능성이 거론된다. 북·중 우호협조 및 상호원조조약 체결 65주년(7월11일)을 앞두고 시 주석의 방북 가능성은 꾸준히 제기돼 왔다. 북·중 정상회담이 성사될 경우 북핵 문제와 미·중 전략경쟁, 북·러 밀착, 한·미·일 협력 강화에 대한 대응 방향 등이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최근 공개적으로 북한 비핵화를 직접 언급하는 것을 자제하고 있지만, 정상회담을 계기로 한반도 정세 관리와 미·중 관계를 고려해 북한에 추가 도발 자제나 대화 재개를 권고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런 상황에서 김 위원장이 핵 능력을 공개적으로 과시한 것은 비핵화 의제가 북·중 정상 간 논의 대상으로 부상하는 것을 사전에 차단하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홍민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2024년 착공한 북한 영변 내 신축 농축설이 최근 완공됐다는 국제원자력기구(IAEA) 분석을 근거로 “별도 신규 부지라기보다 영변 단지 내 신축 농축 건물의 가동 개시일 개연성이 높아 보인다”고 했다. 다만 평북 구성의 우라늄 농축시설을 처음으로 공개했거나, 아직 확인되지 않은 제4의 시설일 가능성도 있다고 열어놨다. 양 석좌교수도 “북한은 이미 2024년 9월, 원심분리기가 가득한 우라늄 생산 시설인 강선을 사실상 공개한 바 있다”며 “핵 능력이 계속 증가한다는 메시지를 주기 위해 영변 신시설을 보여줌으로써 선전 효과를 노린 것”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