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 지방선거에서 투표용지가 부족해 유권자들이 투표를 못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한 데 대해 이재명 대통령이 “문제 발생 요인을 명확히 밝히고 또 책임질 것이 있다면 명확하게 책임을 물어야 되겠다”고 지적했다. 선관위에 대한 고발까지 이어지면서 경찰은 조만간 본격적인 수사에 나설 전망이다. 한편 경찰은 9회 지방선거 기간 동안 선거사범 4191명을 단속하고 8명을 구속했다고 밝혔다. 이번 선거범죄 3건 중 1건은 허위·가짜뉴스로 집계됐다.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조작 흑색선전도 잇따랐다.
◆李, 투표지 사태에 “명확히 책임 물어야”
4일 경찰에 따르면 시민단체 서민민생대책위원회는 전날 노태악 중앙선관위원장과 허철훈 중앙선관위 사무총장, 오민석 서울시 선관위원장 등 6명을 직권남용과 직무유기 혐의로 서울경찰청에 고발했다. 서민위는 고발장에서 “투표용지 부족으로 인해 유권자가 투표권을 행사할 권리를 박탈당했다”며 “자유민주주의의 근간을 흔든 만행”이라고 지적했다.
서울청은 사건 배당을 검토 중이다. 경찰 관계자는 “아직 서울 송파구 투표소 대치 상황이 마무리되지 않은 시점”이라며 “혐의를 특정하기 위한 시간이 더 필요할 거 같다”고 말했다.
이번 사태에 대한 선관위 책임론이 확산하면서 경찰의 강제수사는 불가피하다는 관측이다.
경찰은 선관위의 투표용지 배급 기준이 제대로 지켜졌는지, 투표 당일 수급 상황 등을 살펴볼 것으로 보인다. 중앙선관위는 투표용지 부족사태가 발생한 14개 투표소의 투표록 등을 분석하고, 투표관리관 및 사무원 등으로부터 당시 현장 상황 확인에 나섰다.
이 대통령은 이날 수석·보좌관회의에서 “민주공화국에서 무엇보다 철저해야 할 선거관리에 납득하기 쉽지 않은 허점이 발생한 점에 대해 매우 큰 유감을 표한다”며 “국민의 참정권이 한치라도 훼손되는 일이 다시는 발생하지 않도록 신뢰할 만한 적절한 대책을 조속히 마련해달라”고 지시했다.
◆경찰, 지방선거 선거사범 4191명 단속…3건 중 1건은 가짜뉴스 유포
이날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에 따르면 지방선거 예비후보자 등록일인 지난 2월3일부터 전날까지 선거범죄를 단속한 결과 4191명이 검거됐고 265명이 검찰에 송치됐다. 현재 3394명을 수사 중이며 8명이 구속됐다.
선거범죄 유형별로는 허위·가짜뉴스 유포 등 흑색선전이 전체 32.5%(1365명)로 가장 많았다. 이중 오프라인 흑색선전이 832명,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 온라인 흑색선전이 533명으로 집계됐다. 특히 51명은 AI를 통한 딥페이크 영상 및 이미지, 음성 조작으로 검거됐다.
이어 금품수수(25.0%), 현수막·벽보 훼손(7.4%), 사전선거운동(6.4%), 선거폭력(5.0%) 순으로 선거범죄가 많았다.
선거기간 동안 폭력 범죄도 빈번했다. 지난 4월28일 서울 성동구에서는 버스정류장 앞에서 구의원 예비후보자의 얼굴을 여러 차례 폭행한 피의자가 구속됐다. 경기 분당에서는 지난달 12일 지하철역 앞에서 선거운동 중인 시의원 예비후보자를 향해 건물 옥상에서 500㎖물병을 던진 피의자가 구속됐다. 경찰은 선거폭력 관련 피의자 210명을 단속했고 이중 6명을 구속했다고 설명했다.
시도청별 단속인원은 경기남부가 663명으로 가장 많았고 전남 550명, 서울 490명, 경북 362명 순이었다.
경찰은 10월2일까지를 ‘선거사건 집중수사기간’으로 정하고 수사력을 집중할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모든 선거 사건을 공소시효 만료일(12월3일) 전에 종결하고 검찰과 긴밀히 협력해 최대한 신속하게 송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