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 지방선거와 함께 치러진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이 14곳 중 9곳을 차지하며 쓴웃음을 지었다. 기존 13개 의석 중 4석을 잃으며 아쉬운 성적표를 받아든 셈이다. 반면 보수 진영에선 국민의힘이 4석을 차지한 가운데 무소속 한동훈 당선인의 의석을 합치면 5석을 얻어 ‘졌잘싸’(졌지만 잘 싸웠다)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번 선거 결과로 민주당의 국회 의석은 165석에서 161석으로, 국민의힘은 107석에서 110석으로 조정됐다.
정치 거물들의 희비도 엇갈렸다. 경기 평택을에 도전장을 냈던 조국혁신당 조국 후보가 ‘3위’라는 성적을 거둬 정치적 타격을 입은 가운데 민주당에선 송영길·이광재 당선인 등 중진들이 화려하게 복귀하며 차기 당권 경쟁을 예고했다. 국민의힘에선 ‘방송통신위원회 남매’ 이진숙·김태규 당선인과 ‘친유승민계’ 유의동 당선인이 국회에 입성했다.
4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이번 경기 평택을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조국 후보는 27.24% 득표에 그쳐, 국민의힘 유의동 당선인(34.83%)과 민주당 김용남 후보(28.77%)에 밀려 3위를 기록했다. 조 후보는 낙선 직후 “이번 선거의 최우선 과제는 국힘 제로의 실현이었지만 평택에서는 그 명령을 완수하지 못했다. 다 저의 부족함이고 저의 책임”이라고 고개를 떨궜다. 조 후보는 선거 과정에서 김용남 후보를 향한 공세에 집중했다. 김 후보와 단일화에도 선을 그으며 선거를 완주했지만, 결과적으로 민주·진보 표심의 분열로 이어졌다.
이재명정부 청와대 출신 인사들도 대거 당선됐다. ‘이재명의 입’으로 불리는 김남준 당선인(전 대변인)은 이 대통령의 지역구였던 인천 계양을을 계승하게 됐다. 전은수 당선인(전 대변인)도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의 지역구인 충남 아산을에서 승리했고, 핵심 친명(친이재명) ‘7인회’ 중 한 명인 김남국 당선인(전 국민디지털소통비서관)은 경기 안산갑에서 당선돼 국회 복귀에 성공했다. 다만 이번 선거 최대 격전지로 꼽혔던 부산 북갑 선거에 나선 하정우 후보(전 AI 미래기획수석)는 한동훈 당선인에 패해 고배를 마셨다.
국민의힘에선 윤석열정부 시절 ‘2인 방통위’를 이끌었던 이진숙·김태규 당선인이 각각 대구 달성, 울산 남갑에서 나란히 금배지를 달았다. 대구는 보수의 심장으로 불리는 곳이며 울산 남갑 역시 2004년 선거구가 새로 획정된 이래 보수계열 후보들이 전승을 거둔 보수 강세 지역이다. 이·김 당선인은 방통위 위원장·부위원장으로서 민주당 의원들과 강하게 충돌하는 모습으로 강성 보수 진영으로부터 지지를 받아왔다.
부산 북갑과 함께 가장 주목을 받은 경기 평택을에서 당선된 유의동 당선인의 행보도 주목된다. 당내 대표적인 친유승민계 인사인 유 당선인은 이날 SBS 라디오에서 장동혁 대표의 거취와 관련해 “당연히 (고민)하실 거라고 생각한다”며 사퇴를 공개적으로 압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