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77세인 찰스 3세 영국 국왕이 주(駐)영국 한국 대사의 방한 요청에 고령과 건강을 이유로 즉답을 피한 사실이 전해졌다. 찰스 3세는 지난 2024년 암 진단에 따라 한동안 치료를 받았다.
김흥종 신임 주영 대사는 4일(현지시간) 찰스 3세에게 신임장을 제정한 뒤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오는 2028년 찰스 3세의 한국 방문을 초청한 사실을 소개했다. 찰스 3세는 왕세자이던 1992년 부인 다이애나(1997년 별세)와 함께 방한한 적이 있다. 그의 모친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은 김대중정부 시절인 1999년 국빈으로 한국을 찾았다.
김 대사가 찰스 3세의 방한 시점으로 2028년을 꼽은 것은 그해가 한·영 수교 145주년이자 6·25 전쟁 정전협정 체결 75주년이기 때문이다. 전쟁 당시 영국은 미국 다음으로 많은 군대를 파병해 한국을 적극 도왔다. 또 2028년에는 한국에서 주요 20개국(G2) 정상회의가 열린다.
찰스 3세는 김 대사의 요청에 “좋다”면서도 “그때(2028년) 내가 80세인데 그때까지 살아 있으면…”이라고 농담을 섞어 답했다고 한다. 1948년 11월 태어난 찰스 3세는 오는 11월이면 78세가 된다. 2024년 초 암 진단을 받은 찰스 3세는 한동안 대외 업무를 중단하고 치료에만 전념했다. 다만 요즘에는 건강이 호전돼 지난 4월 미국을 국빈으로 방문하는 등 장거리 해외 여행도 충분히 소화할 수 있을 정도라고 한다.
자신의 방한과 무관하게 찰스 3세는 이재명 대통령의 영국 방문을 초청했다. 김 대사에 따르면 찰스 3세는 “한국의 대통령이 여기(영국)에 오면 좋겠다”는 말을 두 차례나 했다. 우리 국가원수가 가장 최근 영국을 찾은 사례는 지난 2023년 11월 당시 윤석열 대통령인데, 이는 찰스 3세의 초청에 따른 국빈 방문의 형식이었다.
김 대사는 대외경제정책연구원장을 지낸 경제·통상 문제 전문가로 지난 5월 영국에 부임했다. 그는 방산, 인공지능(AI), 반도체 등 하이테크 부문에서 영국과의 협력 필요성을 강조하며 “무역·투자 분야에서 중점적으로 노력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