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적인 폭염 앞두고 ‘얼음 가전’ 전쟁 시작

부엌 한쪽에서 얼음 트레이를 꺼내던 일이 점점 줄고 있다. 아이스커피 한 잔, 아이 음료, 홈파티용 하이볼까지 얼음을 쓰는 순간은 늘었다. 소비자는 냉동실 얼음보다 바로 만든 얼음을 찾기 시작했다.

 

쿠쿠 제공    

올여름 더위도 이런 흐름을 키우는 변수다.

 

5일 기상청이 지난 1월 발표한 ‘2026년 연기후전망’에 따르면 올해 평균기온은 평년보다 높을 확률이 70%로 전망됐다. 더위가 길어질수록 냉방가전뿐 아니라 얼음정수기와 제빙기 수요도 함께 움직일 가능성이 크다.

 

얼음정수기 시장의 분위기는 예전과 다르다. 과거에는 여름철 음료를 시원하게 마시기 위한 보조 가전에 가까웠지만, 지금은 위생 관리와 제빙 속도, 보관 방식까지 따지는 생활가전으로 바뀌고 있다.

 

특히 올해는 대기업의 정면 승부가 눈에 띈다. 삼성전자는 지난 2월 ‘비스포크 AI 얼음정수기’를 내놓고 시장에 뛰어들었다. 이 제품은 하루 최대 약 1000개, 무게로는 8㎏의 얼음을 만들 수 있다. 약 100개의 얼음을 동시에 저장할 수 있고, 직수관과 아이스룸, 아이스 트레이를 전기분해 살균하는 기능도 갖췄다. 출고가는 239만원이다.

 

LG전자도 냉동보관 방식을 앞세우고 있다. LG 퓨리케어 오브제컬렉션 얼음정수기는 얼음을 영하 온도에서 보관하는 구조를 내세운다. 하루 최대 제빙량은 3800g, 얼음 개수로는 약 345알 수준이다. 얼음을 만들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보관하느냐까지 경쟁 포인트가 넓어진 셈이다.

 

렌탈 시장에서는 코웨이가 대용량과 관리 서비스를 앞세운다. 얼음 저장량, 살균 기능, 방문관리 주기 등은 렌탈 제품을 고르는 소비자에게 중요한 기준이다. 얼음정수기가 단순 구매 제품이 아니라 관리형 생활가전으로 자리 잡은 것도 이 때문이다.

 

쿠쿠는 초소형 얼음정수기와 포터블 제빙기를 함께 밀고 있다. 대기업이 프리미엄 정수기 시장에서 맞붙는다면, 쿠쿠는 1~2인 가구와 캠핑·차박 수요까지 넓게 겨냥하는 방식이다.

 

대표 제품인 ‘제로 100 미니 얼음정수기’는 가로 폭 19㎝의 작은 크기가 특징이다. 주방 공간이 좁은 신혼부부나 1인 가구도 부담 없이 놓을 수 있다는 점을 내세운다. 5개의 에바 핑거를 적용해 한 번에 얼음 5개를 만들고, 약 12분 수준의 제빙으로 하루 최대 600알의 얼음을 생산할 수 있다.

 

온도 선택 폭도 넓다. 약냉수부터 미온수, 100도 끓인 물까지 사용할 수 있고, 출수부와 내부 관로, 탱크, 얼음 트레이를 살균하는 ‘인앤아웃 자동 살균 시스템’을 갖췄다. 얼음정수기를 고를 때 소비자가 가장 민감하게 보는 위생 관리 부분을 전면에 놓은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얼음정수기 시장은 단순한 계절 가전 경쟁이 아니라 위생과 편의성을 중시하는 소비 트렌드가 반영된 결과”라며 “앞으로는 제빙량보다 관리 편의성, 살균 기능, 공간 효율성 같은 생활 밀착형 요소가 구매 결정에 더 큰 영향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