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5일 한국을 찾아 국내 주요 기업인들과 잇달아 회동을 갖기 전에 롤 프로게이머 ‘페이커’ 이상혁 선수를 만날 예정이다.
5일 엔비디아와 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황 CEO는 이날 오후 1시쯤 김포공항을 통해 입국한다. 황 CEO는 공항에서 간단히 입국 소감을 밝힌 뒤 취재진과 질의응답을 가질 예정이다.
한국에 도착한 황 CEO의 첫 행선지는 대기업 사옥이 아닌 e스포츠 게임단 T1이 운영하는 PC방이다. 게임업계에 따르면 황 CEO는 이날 오후 서울 시내에 위치한 PC방 ‘T1 베이스 캠프’에서 T1 리그 오브 레전드(LoL) 선수단을 만난다.
◆ 첫 행선지는 e스포츠 심장부…페이커와 만남 성사
이번 회동에는 LoL의 황제로 꼽히는 T1 주장 ‘페이커’ 이상혁을 비롯해 ‘도란’ 최현준, ‘오너’ 문현준, ‘페이즈’ 김수환, ‘케리아’ 류민석 등 선수단 5인이 모두 참석한다. 황 CEO는 현장에서 선수 및 게임단 관계자들과 만나 e스포츠 산업 활성화 방안에 대한 논의를 진행할 전망이다.
황 CEO는 한국의 게임산업뿐 아니라 e스포츠에 대해서도 깊은 관심을 드러낸 바 있다. 지난해 방한 당시에는 무대에서 “페이커”를 연호하기도 했다. 그는 당시 “PC 게임과 PC방, e스포츠가 없었다면 지금의 엔비디아도 없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업계에서는 이 발언에 대해 엔비디아의 초기 성장을 이끈 그래픽처리장치(GPU) 시장에서 한국이 지닌 상징성을 강조한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기술 혁신의 뿌리가 게임 문화에 있다는 황 CEO의 경영 철학이 반영된 행보라는 분석도 나온다.
◆ 홍대 번화가서 ‘삼소 회동’…최태원·정의선·구광모 총출동
황 CEO는 PC방 방문을 마치고 저녁 시간에 홍대입구 일대의 삼겹살 음식점인 ‘형님 저요’에서 국내 주요 기업인들과 만찬 회동을 할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회동에는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이해진 네이버 의장 등이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다.
참석자들은 삼겹살에 소주를 곁들인 이른바 ‘삼소 회동’을 통해 AI 반도체, 로보틱스, 피지컬 AI, AI 데이터센터 인프라 등 폭넓은 협력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애초 회동 장소로 성수동 음식점이 유력하게 거론됐으나 안전 문제와 이동 동선 등을 고려해 홍대입구로 장소가 조정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식당명인 ‘형님 저요’가 지난해 황 CEO와 주요 기업인들의 ‘깐부 치킨’ 회동처럼 친근하고 화제성 있는 이미지를 줄 수 있다는 점도 고려된 것으로 보인다. 이곳은 영국 유명 셰프인 고든 램지가 방문한 적이 있는 음식점으로 소개되고 있다. 해당 음식점은 이날 오후 일절 예약을 받지 않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 HBM 넘어 로봇·자율주행까지…한국 AI 생태계 영토 확장
황 CEO의 방한은 지난해 10월 말 이후 약 7개월 만이다. 당시 황 CEO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회장 등과 서울 강남구 삼성동의 한 치킨집에서 이른바 ‘깐부 회동’을 진행해 큰 화제를 모았다. 이번 만찬 역시 번화가에서 진행되는 만큼 황 CEO가 시민들과 자연스럽게 접촉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재계에서는 이번 방한이 엔비디아가 한국 기업들과의 협력 범위를 차세대 기술 전반으로 넓히는 흐름 속에서 이뤄진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단순한 부품 공급선 확보를 넘어 자율주행과 로봇 생태계 구축을 위한 전략적 동맹 가속화로 풀이된다.
업계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황 CEO가 이번 방한을 계기로 한국 내 AI 생태계와의 접점을 한층 넓힐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글로벌 AI 선도 기업과 한국 제조·IT 리더들의 연쇄 회동이 국내 산업계의 기술 전환 속도를 올리는 기폭제가 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