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철’ 새 정의 나왔다…“다량 강수 발생 조건이 형성되는 기간”

한국기상학회 발표
“‘우기’ 대체는 시기상조” 결론

장마의 학술적 의미가 ‘강수 조건’ 중심으로 확장된다. 학계가 ‘장마철’을 ‘강수 자체’가 아니라 ‘강수가 발생할 수 있는 조건’이 형성되는 기간으로 새로 정의하기로 한 것이다. 이는 ‘마른 장마’ 등 장마를 둘러싼 논란을 해소하기 위한 조치다.

 

한국기상학회는 다양한 형태로 나타나는 장마철 강수 특징을 반영해 장마 용어를 새로 정의했다고 7일 밝혔다.

 

이는 기상청이 지정한 장마특화연구센터 중심으로 관기기관과 학계 연구자들이 지난 2년여 심층 논의를 진행한 결과다.

우산을 쓴 시민들이 이동하고 있는 모습. 뉴시스

새 정의는 ‘장마’, ‘장마철’, ‘장맛비’를 구분했다.

 

우선 ‘장마’는 국립국어원 표준 국어대사전을 따라 ‘여름철에 여러 날을 계속해서 비가 내리는 현상이나 날씨’로 정의했다.

 

‘장마철’은 ‘여름철 북태평양 고기압이 확장하며 북상하는 시기에 남쪽의 온난습윤한 기단과 북쪽의 한랭한 기단 사이에서 다양한 기작(작동 원리)에 의해 다량의 강수가 한반도에 발생하기 좋은 조건이 형성되는 기간’으로 정했다.

 

이전에 ‘지속적인 강수’로 인식돼 온 기존 장마 정의를 확장한 것이다. 강수 조건이 형성되는 기간에 초점을 맞춰 비가 상대적으로 적거나 오지 않은 날도 장마철에 포함되도록 했다.

 

‘장맛비’는 ‘장마철 내리는 비’로 정의했다.

 

결국 정체전선성 강수, 중위도 저기압성 강수, 대류성 강수 등 강수 형태에 상관없이 장마철에 내린다면 장맛비로 부르기로 한 것이다. 다만 태풍에 의한 강수는 여기 포함되지 않는다. 

 

장마 발생과 소멸을 기단으로 설명할 때 명시했던 오호츠크해 고기압은 존재 자체가 불분명해 새 정의에서 배제하기로 했다.  

 

학계 일각에서는 장마 대신 ‘우기’를 써야 한단 의견도 있지만 이번에 반영되진 않았다. 

 

손석우 장마특화연구센터장은 이와 관련해 “학계 논의 결과 장마철을 우기로 대체하는 건 시기상조라는 의견이 우세했다”고 설명했다.

 

김철희 한국기상학회장은 이번 발표에 대해 “변화하는 기후 환경 속에서 장마에 대한 과학적 이해를 높이고 사회적 소통을 원활히 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장마철이면 반복되던 장마 원인과 형태 등에 대한 논란이 줄어들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