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천피' 목전에 섰던 코스피가 브로드컴발 글로벌 반도체 조정 등에 속절없이 밀리며 한때 장중 8천선을 위협받는 모습을 보였다.
5일 한국거래소와 금융정보서비스업체 연합인포맥스에 따르면 코스피는 이날 오전 10시 52분 기준으로 전장보다 4.83% 급락한 8,221.83을 나타내고 있다.
3.66% 내린 8,323.20으로 출발한 코스피는 이후 급격히 낙폭을 확대했다.
이러한 분위기가 국내로까지 이어지면서 삼성전자[005930]와 SK하이닉스[000660]는 이 시각 현재 각각 4.27%와 6.53%씩 급락하며 지수 하락을 이끌고 있다.
다만, 한국 증시 급락에는 지난 한 달 사이에만 코스피가 24% 넘게 급등한 데 따른 단기과열 부담과 반도체에 과중하게 쏠린 시장 구조가 더 큰 영향을 미쳤을 수 있어 보인다.
지난달 6일 처음으로 7,000선을 넘어선 코스피는 불과 9일 만에 재차 1천단위 마디지수를 갈아치우며 전인미답의 '8천피' 고지에 올랐다.
외국인은 코스피가 7,000선을 넘어선 직후인 같은 달 7일부터 이날까지 20거래일 연속으로 팔자 행진을 이어오며 차익을 실현 중이다.
나머지 보유주 주가가 더 빠르게 오른 까닭에 시총 기준 보유비중은 오히려 39.08%에서 40.41%로 증가했지만, 전날까지만 무려 66조6천187억원의 순매도 폭탄이 쏟아지며 주가에 부담을 줬다.
그럼에도 국내 주식시장으로의 개인 자금 유입은 오히려 가속하는 양상을 보였다. 이에 힘입어 코스피는 이달 2일 8,801.49로 마감하며 '9천피' 코앞까지 진격하는데 성공했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빚투' 지표인 신용거래융자 잔고가 2일 기준 37조7천91억원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과열이 심화한 것이다.
이에 미래에셋증권[006800]이 5일부로 국내 최대 규모 지수상장펀드(ETF)인 KODEX 200의 종목군을 'E'에서 'F'로 변경, 신규융자 및 만기연장을 제한하는 등 증권가에서는 일부 종목에 대한 증거금률과 종목군을 변경하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반도체 대형주 쏠림 심화로 인한 변동성 확대 역시 이날 한국 증시 급락의 배경으로 지목된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5월 이후 전날까지 주가가 각각 59%와 79% 급등했고, 유가증권시장 전체 시가총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같은 기간 40.8%에서 52.2%로 증가, 사상 처음으로 절반을 넘어섰다.
최근에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까지 상장되면서 변동성이 더욱 커졌다.
한국형 공포지수로 불리는 코스피200 변동성지수(VKOSPI)는 70포인트대에서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2010년 이후 평균치는 20 전후다.
이밖에 미국 달러화 대비 원화 환율이 이 시각 현재 16.3원 오른 달러당 1,548.9원으로 집계되며, 금융위기(2009년 3월 10일·장중 1,561.0원) 이후 최고 수준을 보이는 것도 주식시장에 부담으로 작용하는 모습이다.
다만, 이번 조정은 차익실현일 뿐 장기적 관점에서 AI 인프라와 반도체의 상승 흐름에 영향을 미칠 사안은 아니라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한지영 키움증권[039490] 연구원은 "미국 증시에서도 반도체주 주차 변동성이 커졌지만, 이들 주도주의 조정은 메모리 다운 사이클 임박, 금리 급등으로 인한 할인율 압박 심화 등 펀더멘털이나 매크로 악재에서 기인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연이은 신고가에 따른 시장의 눈높이가 단기적으로 높아지다 보니, 특정 이벤트 이후 차익실현에 나서려는 투자자들이 일시적으로 몰린 성격이 짙다"면서 주도주 비중을 계속 유지할 것을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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