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암제 내성 전이암 치료 길 열리나…암세포 골라 공격하는 신물질 발견

국내 연구진이 기존 항암제에 내성을 보이는 전이암 치료 가능성을 보인 신물질을 발견했다. 암세포만 선택적으로 공격하고 정상세포에는 영향을 주지 않는 방식이어서 항암 부작용을 줄일 수 있는 대안으로 주목된다.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외과학교실 박기청 교수, 강남세브란스병원 간담췌외과 임진홍 교수, 분당차병원 최경화 교수, 테라퓨틱스엔엠씨 공동 연구팀은 기존 항암제에 저항성을 보이는 전이암세포에 항암 효과를 보이는 신물질 ‘PPS03’을 발견했다고 7일 밝혔다. 

연구팀.

항암제에 내성을 가진 암세포는 다른 장기로 전이될 수 있다. 정상세포와 암세포는 모두 대사 과정에서 활성산소종을 만들어낸다. 활성산소종은 세포 내 신호전달에 관여하지만, 일정 수준 이상 과도하게 축적되면 세포 사멸을 유도할 수 있다.

 

그동안 국내외 연구진은 암 환자에서 활성산소종을 증가시켜 암세포를 사멸시키는 방법을 연구해 왔다. 그러나 정상세포도 활성산소종을 만들어내기 때문에 암세포를 공격하는 과정에서 정상세포까지 손상될 수 있다는 한계가 있었다.

 

연구팀은 정상세포와 달리 전이암세포에서 ‘거대음작용’이 흔하게 발생한다는 점에 주목했다. 거대음작용은 세포가 영양분을 얻기 위해 주변 액체를 흡수하는 현상을 말한다.

 

연구 결과 전이암세포는 거대음작용을 통해 PPS03을 흡수했지만, 정상세포는 이 물질을 흡수하지 않는 것으로 확인됐다. 전이암세포가 PPS03을 흡수하면 물질 내 철 이온과 셀레노메티오닌 이온이 활성산소종을 증가시켜 암세포 사멸을 유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기존 항암제인 시스플라틴에 내성을 보이는 간암 환자의 암세포 조직에서 얻은 암세포를 대상으로 이러한 효과를 확인했다.

 

임 교수는 “PPS03은 기존 항암제에 내성을 가진 전이암에 효과를 보였을 뿐 아니라 정상세포는 공격하지 않아 부작용도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박 교수도 “이번 연구에서 전이암 특이적 항암효과를 확인한 신물질은 현재 임상연구를 준비 중”이라며 “상용화가 이뤄진다면 글로벌 항암제 시장에서 새로운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생체재료학(Biomaterials, IF 12.9)’ 최신호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