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표용지 부족’ 선관위에 뿔난 공무원들…“‘방패막이’ 모든 공무원에 사과” 촉구

전공노, ‘선관위 미숙한 행정 규탄’ 성명
“韓 민주주의 근간 흔드는 충격적 사건”
“재발 방지책 안 내놓으면 선거사무 거부”

6·3 지방선거 본투표 당일 서울 송파·강남·광진구, 인천 연수구 등 일부 투표소에서 발생한 초유의 ‘투표용지 부족 사태’와 관련해, 공무원들이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재발 방지책 마련과 함께 송파구 공무원을 비롯한 모든 지방공무원에 대한 공식적인 사과를 요구하고 나섰다.

 

전국공무원노동조합은 5일 “일선 공무원을 방패막이로 삼지 말고 책임 있게 사죄하라”며 선관위를 규탄하는 성명을 냈다.

 

전공노는 투표용지 부족 사태를 두고 “대한민국 민주주의 근간을 흔드는 충격적인 사건”이라며 “더 참담한 것은 선관위 무능이 초래한 혼란의 현장에서 수많은 공무원들이 유권자의 거센 항의를 온몸으로 받아 내며 방패막이가 돼야 했다는 사실”이라고 밝혔다. 이어 “선거 때마다 지자체 공무원들을 강제 동원해 저임금·고강도 노동을 강요해 온 선관위가 기본적인 투표용지 수급조차 제대로 관리하지 못해 현장 공무원들을 부정선거 의혹의 중심지로 내몰고 있다”면서 “송파구 잠실7동 제2투표소에선 선관위 실수로 시위대 수천 명이 몰려와 투표 사무원들이 사실상 ‘감금’ 상태에 놓이는 위험천만한 상황까지 벌어졌다”고 덧붙였다.

 

5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핸드볼 경기장에서 초유의 투표용지 부족 사태로 개표가 미뤄졌던 잠실7동 제2투표소 투표함 개표 작업이 이뤄지고 있다. 뉴스1

전공노는 “선관위의 탁상행정이 빚은 혼란을 몸으로 막아 내느라 씻을 수 없는 모멸감과 신변 위협을 겪은 일선 공무원들에게 선관위는 즉각 진심 어린 사죄를 표하라”며 “선관위가 책임 있는 재발 방지 대책을 내놓지 않는다면 앞으로 치러질 모든 선거 사무 동원을 전면 거부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또 철저한 진상 규명과 책임자 처벌도 촉구했다.

 

선거 때 가장 바쁜 사람들은 선관위 공무원이 아닌 기초자치단체 공무원들이다. 사전 투표와 본투표, 개표 관리는 물론 선거 공보물 작업 전반, 투표소 설치·철거 등도 지방공무원들 몫이다.

 

지자체는 선거 국면에서 △투표 관리관, 투·개표 사무원 등 투·개표 관리 인력 지원 △투·개표소 등 선거 관련 시설·장소 제공 △선거인명부 작성 △투표 안내문 작성·발송 △기관 소유·관리 건물, 게시판 등에 대한 선거 벽보 첩부(발라서 붙임) 장소 사용 협조 △현수막 등 공명선거 홍보용 시설물 설치 지원 △투표용지 등 수송 시 차량 지원 업무를 맡는다. 공직선거법은 ‘관공서, 기타 공공기관은 선거 사무에 관해 선관위의 협조 요구를 받은 때 우선적으로 따라야 한다’고 못 박고 있다.

 

선거 공보물 접수·발송도 지방공무원들이 한다. 중앙선관위가 읍·면·동 선관위에 지방공무원을 간사와 서기로 위촉해 선관위를 보좌하게 하고, 선거공보 업무를 읍·면·동 선관위의 사무, 즉 ‘대행 사무’로 지정하고 있어서다. 투표 안내문 업무도 대행 사무다.

 

노태악 중앙선관위원장은 이날 오후 4시 이번 사태에 대한 대국민 사과를 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