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석유업계 "이달 말 기름값 폭등 온다"…트럼프 행정부에 경고

미국 석유업계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고위 관료들을 상대로 휘발유 등 에너지 가격의 조기 급등 가능성을 경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란 전쟁이 3개월을 넘어서며 원유 재고량이 최근 급감한 가운데 에너지 위기 현실화 우려가 급격히 확산하고 있는 흐름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AFP 연합뉴스

4일(현지시간) 미 정치 전문 매체 폴리티코에 따르면 미 에너지 업계 경영진들은 백악관과 내각 고위 관료들에게 향후 몇주 안에 에너지 가격이 급등할 수 있다는 우려를 전달했다. 이란의 호르무즈해협 봉쇄 여파로 전 세계 원유 재고량이 위험할 정도로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는 것이 핵심 이유다. 트럼프 행정부 관리들과 비공개 대화를 한 업계 경영진은 “그들(행정부 관리들)이 지금 당장 (원유) 재고에 주목하고 있기를 바란다”며 “저장고가 바닥을 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폴리티코는 호르무즈 봉쇄에 따른 중동발 원유 공급 부족을 메우기 위해 각국이 비축분을 풀고 있지만, 현재 재고는 위험할 정도로 바닥이 났고 일부 기업과 시장 분석가들은 이달 말 가격 폭등이 올 수 있다는 경고음을 내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트럼프 행정부는 폴리티코의 보도를 부인했다. 백악관 관계자는 원유 재고 문제와 관련한 업계의 경고를 받은 적이 없다고 반박했다. 에너지부 관계자도 업계 리더들과 정기적으로 대화하고 있지만, 재고 문제와 관련한 논의는 없었다고 밝혔다. 

 

그러나 정부의 부인과 달리 엑손모빌과 셰브런 등 정유업계 경영진들은 원유 재고 수준이 이대로 급감하면 기름값이 급등할 수 있다는 점을 이미 공개 경고했다고 전했다. 한 정유사 임원은 재고 고갈에 따른 에너지 가격 급등 가능성을 ”트럼프 행정부가 이미 전달받았다“며 ”호르무즈해협이 열린다고 해서 7월4일(미국 독립기념일) 자동차 휘발유 가격이 지금보다 높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 더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미 미국 내 에너지 가격은 소비자들이 감당하기 힘든 수준으로 뛰어오른 상황이다. 미국자동차협회(AAA)에 따르면 전쟁 시작 전 갤런당 1.28달러였던 휘발유 가격은 갤런당 4.26달러로 뛰었다. 이미 3배 이상 상승한 유가가 더 오를 수 있다는 경고가 잇따르고 있다. 엑손모빌의 닐 채프먼 수석 부사장은 지난달 28일 뉴욕에서 열린 콘퍼런스에서 원유 선물시장이 이란 전쟁에 따른 에너지 공급 위기를 과소평가하고 있다며 글로벌원유 재고가 향후 2∼3주 내 극히 낮은 수준으로 떨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일단 그 수준에 도달하면 가격이 치솟는 모습을 보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