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판결도 패싱… 진도군, 항소 포기하고도 ‘임시허가’ 꼼수

광주지법 “골재적출장 불허가는 위법” 건설사 손 들어줬지만…
진도군, 확정판결 뒤에도 ‘국유재산법’ 들이대며 정식 허가 뭉그적
6개월짜리 ‘시한부 편법 허가’ 연명 유도… 기업 고사 위기

전남 진도군이 항만시설 사용허가를 둘러싼 행정소송에서 패소해 판결이 최종 확정됐음에도 불구하고 정당한 본허가 처분을 내리지 않은 채 꼼수 임시허가로 일관하고 있어 거센 비판을 자초하고 있다. 이는 사법부의 판단을 정면으로 무시하는 처사이자, 경청과 공정 행정을 기치로 내건 새 군정의 출범 흐름에도 찬물을 끼얹는 고질적인 ‘행정 갑질’이라는 지적이다.

 

4일 법조계와 관련 업계에 따르면 광주지방법원 제1행정부(재판장 박상현)는 A 건설이 진도군수를 상대로 제기한 ‘항만시설 사용허가연장신청 불허가처분취소’ 소송에서 “진도군이 내린 항만시설 사용허가 연장신청 불허가 처분을 취소한다”며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 진도군청이 이에 대해 상소를 포기하면서 이 판결은 A 건설의 완승으로 최종 확정됐다.

 

법원이 전남 진도군에 “항만시설 사용허가 연장신청 불허가 처분을 취소한다”는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음에도 불구하고, 진도군청 측이 ‘비관리청 항만시설’이라는 이유를 들어 해당 사업장의 입출입을 막기 위해 펜스를 설치하고 있다. 독자 제공

당시 재판부는 판결문을 통해 “골재운반 트럭의 교통사고 등 잠재적 위험이 현실화된 측면은 있으나 이것이 항만 관리·운영에 직접적이고 중대한 지장을 초래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면서 “진도군이 관련 행정처분 세부 기준에 따른 경고나 사용중지 등 단계적 절차를 전혀 거치지 않은 채 만료 직전 갑작스럽게 불허가 처분을 내린 것은 위법하다”고 명확히 선을 그었다.

 

행정소송법상 법원의 처분취소 판결이 확정되면 행정청은 판결의 취지에 따라 지체 없이 새로운 처분을 해야 할 ‘기속력(羈束力)’을 갖는다. 즉, 진도군은 즉각 원고에게 정당한 항만시설 사용 본허가를 내주는 것이 법적 의무다.

 

그러나 진도군청 해양항만과의 행정은 사법부의 확정판결 뒤에 더 기괴하게 움직였다. 군청 측은 해당 부지(임회면 남동리)가 ‘비관리청 항만시설’이라는 새로운 이유를 들어 유관기관 협의가 필요하다며 정식 허가를 차일피일 미뤘다.

 

심지어 군청은 회신 문서에 명시된 바와 같이, 기존 항만법 체계가 아닌 ‘국유재산법’ 제30조(사용허가) 및 제31조(사용허가의 방법)를 적용해야 한다는 억지 논리를 들이밀었다. 그러면서 “법령과 기준 변경에 따른 정상화 기간이 필요하다”는 명목을 내세워, 고작 6개월짜리 시한부인 ‘(임시) 국유재산 사용허가 신청서’를 제출하도록 A 건설 측에 요구한 것으로 드러났다.

 

당장 조업 중단과 부도 위기에 몰린 기업 입장에서는 사법부 승소 판결문을 쥐고도 군청의 눈치를 보며 울며 겨자 먹기로 ‘6개월짜리 꼼수 임시허가’를 신청할 수밖에 없는 노릇이었다. 법원의 판결 취지를 교묘하게 비틀어 행정청의 권한을 남용한 전형적인 ‘갑질’이다.

 

이에 건설사 측은 공식 공문을 통해 군청에 강하게 항의했다. A 건설 서모 대표이사는 “1심 판결에 승소한 이후 군청의 요구대로 임시허가를 받고 조업 중이나, 비관리청 항만시설 유관기관 협의를 핑계로 본허가 답변을 계속 기피하고 있다”며 “행정청의 미온적인 태도와 늑장 대응으로 인해 정당한 항만시설 사용에 지속적인 지장이 초래될 경우, 향후 발생할 막대한 손실에 대해 민·형사상의 강력한 법적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배수진을 쳤다.

 

지역 정가 및 법조계 관계자는 “패소한 지자체가 확정판결 이행을 기피하기 위해 타 법령을 교묘히 끌어들여 임시 처분으로 연명하는 것은 기업을 고사시키는 악질적 늑장 행정”이라며 “새롭게 출범하는 진도 군정은 이러한 구태 행정라인의 갑질 구조부터 과감히 청산해야 현장 중심, 공정 군정을 실현할 수 있을 것”이라고 꼬집었다.